▲진도 씻김굿 중 길닦음 장면김기
굿이야 상황에 따라서는 몇 날 며칠도 하는 것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남도삼현으로 시작해서 넋올리기, 제석굿, 영돈말이, 고풀이 그리고 끝으로 길닦음으로 마무리한다. 삼청각 무대가 작은 편이라 수십 미터에 달하는 길닦음의 장관은 볼 수 없으나, 진도굿음악이 가진 깊은 음악적, 미학적 진수를 경험할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11월의 둘째 주(10일~13일)에는 사물놀이패 ‘노름마치’와 함께 춤무대를 만들 하용부의 순서이다. 앞선 세 분의 거장에 비해 대폭 나이가 젊어져서 경상도 지역의 대표적인 춤인 덧배기의 힘찬 도약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선보일 춤은 밀양백중놀이 중 백미인 양반춤, 범부춤, 북춤과 창작 춤인 영무(靈舞) 등이다.
7인의 예술 거장의 다섯번째 순서는 거문고의 명인 김무길 선생의 무대이다. 술대로 6개의 현을 내려치거나 긁어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드문 거문고는 과거 백악지장(百樂之丈)이라 하여 악기 중 최고로 쳐주기도 하였다.
흔히 군자의 악기로 일컬어지는 거문고는 처음 산조로 짜여져 연주될 때만 해도 숱한 반대와 압박을 받기도 하였으나 거문고산조의 창시자 백낙준을 거쳐 박석기, 신쾌동의 시대를 지나 현대에 이르러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