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재단 직원 4년간 40억 횡령

[국감-재경위] 예금보험공사 파산재단 관리 '엉망'

등록 2004.10.20 13:50수정 2004.10.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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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영철 위원장(오른쪽)과 이인원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영철 위원장(오른쪽)과 이인원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파산재단의 재산이 직원들의 횡령과 업무처리의 비효율성 등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회수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위원장 김무성)의 예금보험공사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파산재단의 재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질책했다.

예금보험공사가 이상민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파산재단 직원들이 저지른 횡령 사건만 해도 총 11건(39억9700만원)에 달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 가운데 11억2500만원을 회수했으나 28억7200만원은 회수조차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상민 의원은 "파산관재인과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적자금을 신속히 회수해야 할 파산재단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골프·콘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등 관리가 엉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엄호성 한나라당 의원은 "2004년 9월말 현재 파산재단 28곳이 보유하고 있는 골프회원권은 총 90개, 장부가로 135억원이 넘고 콘도회원권도 447개로 장부가 195억원에 달한다"며 "특히 신한종금의 경우 지난 1998년에 파산이 선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에 80개 구좌의 골프회원권이 신규로 유입됐다"고 비난했다.

엄 의원은 "파산재단이 골프회원권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파산 관재인들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산재단이 주식 등을 신속히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어 공적자금 회수에 손실을 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은 "파산재단 소유의 상장주식은 파산선고일 기준으로 평가액이 153억3500만원에 달했지만 지난 8월말 현재에는 62억8500만원으로 떨어져 손실액만 90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지적한 뒤 파산재단의 주식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예보 '낙하산 인사' 도마에 올라... 임원 7명 중 5명 재경부 출신

이날 국감에서는 또 예금보험공사를 재경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어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은 "예금보험공사 임원 7명 중 5명, 1급 16명 중 7명, 2급 24명 중 12명이 재경부 출신"이라며 "예보 전체적으로는 51%가 재경부 출신이고 정부 및 정부투자기관 출신까지 합할 경우 그 비율은 75%나 돼 사실상 민간 전문가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예금보험위원회 위원의 절반을 민간위원으로 하고 국회 및 대법원 등에서 추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임원 및 관리자 채용시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8월말 현재 예보의 팀장급 이상 직원 95명중 50%인 47명이 재경부 등 정부기관에서 자리를 옮겼고, 이 중 62%인 29명이 재경부 출신"이라며 "또 예금보험위원회 위원 9명 중 5명이 정부측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양수 의원은 "예금보험공사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이 재경부 장관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실무책임자들까지 재경부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공사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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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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