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돌이' 푸대접하면 중국보다 못사는 나라 된다

[서평]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원 전창훈씨가 쓴 <나는 공돌이>

등록 2004.10.20 22:00수정 2004.10.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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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는 공돌이> 책표지

<나는 공돌이> 책표지 ⓒ 참솔출판사

카이스트(KAIST) 교수 93%가 “이대로는 곧 중국이나 인도에 뒤쳐진다”라고 답했다. 최근 <중앙일보>와 카이스트가 공동 조사한 이공계 설문조사 결과다. 이공계 인력을 푸대접하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곧 후진국으로 전락할 거라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최근 그 위기감을 생생한 사례 중심으로 묶어 책을 출간한 ‘공돌이’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플라즈마 연구소에 재직 중인 전창훈(44) 박사. ‘공돌이’란 비하적 용어도 이공계 출신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와 상대적 박탈감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책제목도 <나는 공돌이>(참솔출판사, 2004년 10월 5일 발간)이다.


“왜 공돌이를 푸대접하는가? 이제 대기업 CEO는 이공계에서 나온다!”라는 그의 주장은 곧 책의 주제이다. 그 주제를 총 8개의 이야기 틀 속에 담아내고 있다. '공돌이 붕괴의 역사', '공돌이를 슬프게 하는 것들', '그래도 공돌이는 행복하다', '적은 우리 안에도 있다', '외국의 공돌이도 슬픈 운명인가', '세계 11위 경제대국 - 그 성공신화', '경쟁력있는 공돌이가 아름답다', '나는 공돌이!' 등 여덟 가지 이야기 구조이다.

한국 카이스트에서 대학원 생활을 한 것을 비롯, 유럽과 미국을 돌아다니며 겪은 그의 체험담은 책 속에 그대로 살아 있다. 카이스트 석사 출신이며 삼성항공과 삼성전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다, 33세 늦깎이로 프랑스로 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류사회에서 소외되는 공돌이’, ‘공돌이에게 돈되는 면허증이 없다’ 등은 그가 국내에서 겪은 현실이고, ‘공돌이는 세계시민’, ‘변신이 자유롭다’, ‘공돌이의 천국, 프랑스’ 등은 이공계 출신의 국제적 경쟁력과 선진국의 이공계 우대정책을 묘사하고 있는 것들이다.

선진 각국의 현실을 그리면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담아보려는 그의 주장은 구체적인 사례 중심이기에 설득력이 강하다. ‘공돌이를 우대한 기업은 성공한다 - 삼성전자’의 예에서 보면, 기업이나 조직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각종 통계와 일화들을 통해 말하면서 삼성전자에서 이공계를 우대한 조직문화가 성공의 열쇠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책 뒷부분을 장식한 두 장의 이야기인 ‘경쟁력있는 공돌이가 아름답다’와 ‘나는 공돌이’ 편에서는 이공계 출신에 대한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고 있다. 이공계 출신이라도 ‘말과 글을 갈고 닦아야’ 하고, ‘기술보다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그의 경험 섞인 주장은 이공계 출신들이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멀리서 조망하는 동시에 가까이서 꼼꼼히 살펴본 대한민국 진단서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큰 꿈을 가진 젊은이라면 반드시 이공계로 진출하라는 주문서이기도 하다.

결국 그의 메시지는 진로를 고민 중인 이 땅의 청소년들의 이공계 진출은 큰 꿈을 이루는 길인 동시에 대한민국에게는 유일한 희망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공돌이

전창훈 지음,
참솔,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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