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국화의 꽃말은 색마다 다른데 빨강색 국화는 '사랑', 하얀 국화는 '고결', 노랑 국화는 '시련'이며 이를 통틀어 '굳은 절개'라고도 합니다.
사랑을 하되 고결하게 할 것이며, 고결한 사랑을 하기 위해선 때로 시련을 당하기도 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은 절개로 지켜가야 할 것이 '사랑'이니 이 모든 꽃말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해국은 보라색만 있는 줄 알았는데, 흰해국도 있으니 위의 꽃말들을 다 담아서 '인고의 세월'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꽃말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전해지는 것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간혹 전해지는 꽃말을 뒤로하고 자신이 꽃과 교감한 것들로 꽃말을 붙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해국은 여느 국화과의 꽃들과 달리 해안가의 바위에서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제주에서는 한 겨울에도 푸른 이파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 겨울은 바위에 온 몸을 쫙 붙이고 납니다. 태풍이 불어 파도가 해안가에까지 올라오면 아무리 바다를 좋아하던 것들이라 해도 소금끼로 인해 이파리가 상합니다. 그러나 그런 인고의 세월을 뒤로 하고 가을이면 가장 환한 얼굴로 가을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인고의 세월을 위로 한 꽃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