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아저씨 고맙습니다"

[현장] 여수에서 열린 '119 어린이 소방안전문화축제'

등록 2004.10.27 13:30수정 2004.10.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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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7일) 오전 10시, 전남 여수시 망마체육관에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그리고 학부형 등 3천여명이 모여들었다. 다름 아닌 '119 어린이 소방안전문화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름에서 풍겨지듯 기존 딱딱한 교육에서 벗어나 흥미로운 시범과 페이스페인팅, 퀴즈왕 선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즐기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 색다른 소방축제였다.

a 소방안전 문화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

소방안전 문화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 ⓒ 서정일

작년에 이어 두번째인 소방안전문화축제는 어린이 대상 소방 프로그램으로는 여수에서 가장 큰 행사다. 이 행사를 주관한 여수소방서(서장 박남배)는 "어린이들에게 소방안전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동기를 부여해 줌으로써 소방에 대한 이해 증진과 생활 속에서 소방안전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월동기간 발생하기 쉬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a 불조심 포스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김지현(9) 학생

불조심 포스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김지현(9) 학생 ⓒ 서정일

본격적인 시범 훈련에 앞서 지난달 실시되었던 불조심 표어 포스터 작품경연대회의 시상식이 진행되었는데 포스터 부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김지현(9)양은 상품으로 소화기를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꼭 껴안고 잘 거예요"라고 얘기해 주위 사람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a 불자동차에서 물을 뿜는 모습

불자동차에서 물을 뿜는 모습 ⓒ 서정일

질서정연한 아이들 사이에서 함성과 박수 소리가 터진 건 소방차가 커다란 물줄기를 뿜어내면서부터다. 그저 TV에서나 보던 장면을 눈앞에서 확인하고 술렁대는 건 당연한 일. 참가한 어린이들은 물줄기를 보면서 입을 다물 줄 몰랐다.

a 아이들이 숨죽이고 보던 고공하강 시범

아이들이 숨죽이고 보던 고공하강 시범 ⓒ 서정일

구조대원의 고공하강 시범이 있을 즈음엔 모두들 일어서서 까마득히 보이는 소방대원 아저씨가 행여 떨어지지 않을까 숨죽이다가 사뿐히 땅에 내려오자 모두들 "아저씨 멋져요"하면서 달려들었다.

a 소방호스로 불끄기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

소방호스로 불끄기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 ⓒ 서정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해 보는 것은 더 더욱 중요하다. 소방 교육을 위해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소방교육 체험장으로 이동하는 어린이들은 행여 옆 친구를 놓칠새라 손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이 너무나 많아 이동 중에도 이리 저리 두리번거리다가 줄이 끊어지길 여러 차례. 먼저 갔던 친구들이 소방복을 입고 헬멧을 쓰고 물줄기를 뿜어내자 그때서야 쏜살같이 자리를 찾아 앉는다.

a 소화기로 불끄는 체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

소화기로 불끄는 체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 ⓒ 서정일


장비 구경과 소방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어린이들에게 단연 인기는 역시 소방호스와 소화기로 불끄는 체험. 소방관의 안내에 따라 차례차례 장비를 착용하고 불을 끄는 어린이들의 얼굴은 해맑았다. 흡사 물장난 할 때 모습처럼.


그러나 이것은 어엿한 훈련. 담당 소방관들은 불 끌 때의 자세와 불의 위험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a 인공호흡 시범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꼬마소방관들

인공호흡 시범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꼬마소방관들 ⓒ 서정일


페이스 페인팅한 어린이들이 하나둘 늘어갈수록 행사는 막바지로 치달았다. 폐회를 선언할 때쯤 교육을 위해 많이 노력했던 소방관 150여명에게 매달려 기념 사진과 사인을 부탁하는 어린이들 사이에 아침부터 피켓을 들고 있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앞면엔 혹시 흩어질까봐 자신의 반 이름을 적었고 뒷면엔 이렇게 적었다.

"소방관 아저씨 고맙습니다."

a '소방관 아저씨 고맙습니다'라는 피켓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어린이

'소방관 아저씨 고맙습니다'라는 피켓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어린이 ⓒ 서정일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고생하는 소방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행사장을 떠나면서 불자동차와 함께 내 머릿속에 겹쳐졌던 "소방관 아저씨 고맙습니다"라는 피켓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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