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겅호>21세기북스
하지만 그 내용이 부실한 것은 전혀 아니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월튼 공장의 새로운 관리자로 오게 된 페기 싱클레어와 그 곳에서 독보적인 경영실적을 내고 있는 앤디 롱클로우가 기묘하게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장을 살리지 못하면 해고를 당할 위기에 처한 페기가 앤디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앤디는 페기에게 '겅호정신'을 이야기 하면서 본격적인 <겅호>의 리더십과 인사조직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 된다.
<겅호>는 3가지 동물의 습성에서 하나의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아이디어를 얻는다.
다람쥐의 정신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목표의식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은 가치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두 번째로 비버의 방식을 통해 개개인의 자율성의 존중과 그 자율성이 어떻게 기업의 공동목표를 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기러기의 선물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며 칭찬함이 팀원의 열정과 사기를 더욱 고취시킴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론적 내용을 떠나 <겅호>는 아주 적절한 비유를 통해 겅호 조직의 특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 비유는 바로 스포츠다. 스포츠 팀은 가장 잘 짜여진 겅호 조직이라는 것이다.
특히 축구, 농구 등의 구기 종목이 대표적이다. 승리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가운데 규칙이라는 한계 범위 안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것이 스포츠다. 그리고 진행과정 동안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은 스포츠의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겅호 조직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과 그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몇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리더가 자신이 생각하는 한계를 설정하고 그 설정 범위 안에서 팀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점, 그리고 팀원들 사이에 또는 팀원과 리더 사이에 반드시 필요한 칭찬과 격려 등은 스포츠의 구조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강조하고 있고 놓치기 쉬운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앤디가 자신의 조직을 겅호 조직으로 만드는데 5년의 시간이 걸렸고 페기는 월튼 공장을 반년만에 정상의 위치로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책의 말미에 반년이란 시간은 극적을 1년으로 연장되었고 페기는 월튼 공장을 겅호 조직으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페기는 늘 시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다. 상사인 모리스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앤디에게서 묻어나는 낙관주의로 그것을 극복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마음을 버린다. 겅호정신은 배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조직 속에서 체화된 생활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요소는 그 만큼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겅호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캐릭터는 바로 삼국지의 유비다. 조조나 손권에 비해 볼품없는 실력으로 하나의 기업을 일으켰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인(仁)과 덕(德)이라는 경계선 안에서 부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점 그리고 장판파에서 자신의 아들을 집어 던지며 부하를 걱정하고 격려하며 칭찬함으로 대표되는 그의 부하에 대한 각별한 애정 등을 볼 때 유비의 조직이 하나의 겅호정신으로 무장된 조직이 아니었을까하는 상상을 해 본다.
겅호!
케네스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조천제 옮김,
21세기북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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