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을 사로 잡은 성인가요 - 장윤정의 '어머나'

트롯가수 장윤정 1집 <어머나>

등록 2004.11.01 01:24수정 2004.11.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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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중심가인 중앙로는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수많은 가게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 다닌다. 이렇게 번화한 거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대중음악이다. 가판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시끄럽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가요는 현재 가장 인기가 있고 이슈가 되는 곡들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 부터 독특한 노래 한 곡이 거의 모든 가판대에서 흘러 나왔다. 쿵짝쿵짝하는 신나는 리듬과 흥겨운 멜로디. 게다가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라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 젊은 층 사이에서는 큰 어필을 하지 못했던 성인가요 즉, 트롯이란 장르의 곡이었다.


가장 먼저 가지게 되는 느낌은 ‘재밌다’는 것이다. 트롯 특유의 리듬감과 재밌는 가사가 듣는 이를 저절로 웃음 짓게 만든다. 그렇게 미소 짓다 보면 금세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든다.

1999년 제20회 MBC 강변가요제. 대망의 대상은 강하고 빠른 비트의 댄스곡 '내 안에 넌'을 부른 서울예대 출신의 장윤정이었다. 하지만 그 후 지독한 슬럼프와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힌다. 성인가요를 불러 보지 않겠느냐는 현재 소속사의 제안으로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으로 지금의 장윤정이 있다.

그렇게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지 5년. 2004년 9월 1일 <어머나>라는 장윤정 1집이 발매되었다. 강변가요제의 장윤정의 모습과 노래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번 1집은 굉장한 충격이다. '내 안에 넌'을 열창하던 그녀의 모습은 어느샌 가 전혀 다른 모습의 성인가요, 트롯을 부르는 장윤정으로 변해있기 때문이다.

a 장윤정 1집 <어머나>

장윤정 1집 <어머나> ⓒ Sony Music

반짝이 의상을 입은 중년의 가수. 트롯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다. 하지만 장윤정은 그 이미지를 깨뜨림으로써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다. 어린 나이와 서글서글한 외모를 지닌 그녀는 청소년에서 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어린 나이와 외모만이 그녀의 인기 비결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트롯 특유의 창법을 정말 잘 소화해 낸다는 것이다. 특히 타이틀곡인 '어머나'에서 들을 수 있는 그녀의 맛깔스런 목소리는 매우 중독적이다.


게다가 윤명선씨의 작사와 김정묵씨의 작곡도 일품이다. 아주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면서도 정말 재밌는 가사와 그와 잘 어울리는 폴카풍의 곡이 너무나 흥겹다.

'어머나'외에도 재밌는 곡들이 많다. 같은 강변가요제 출신의 대선배인 주현미의 노래인 '눈물의 블루스'를 부르는가 하면 외국 곡인 'I.O.U', 트롯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는 감성적인 발라드 곡인 '바보같은 미소'등의 곡도 있다.


장윤정 이번 1집은 젊은 층을 겨냥한 트롯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성인가요의 틀에서 조금은 벗어난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창법 역시 선배 가수들이 가지고 있던 화려한 꺾임이나 바이브레이션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 트롯의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곡들도 눈에 띈다.

또한 늘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신세대들에겐 그들의 귀를 신선하게 자극하는 타이틀 곡 '어머나'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편승엽의 '찬찬찬'이후 젊은이들의 귀에 제대로 어필한 트롯은 없었기 때문이다.

신세대 트롯가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장윤정과 그녀의 1집 앨범 <어머나>. 어떠한 평가를 떠나 타이틀곡 '어머나' 한 곡의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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