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내소사 전나무길을 걸었습니다

여행지에서 쓰는 엽서 <25>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등록 2004.11.06 10:39수정 2004.11.0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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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을을 느끼셨습니까? 나뭇잎이 물들고, 낙옆이 떨어지는 그런 가을을 느끼셨는지요? 지난 4일 엊그제 저는 변산의 몇 곳을 다녀왔습니다. 바다와 접한 곳이 99km에 이른다는 부안군 해안가 길들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제 마음에 가을을 새겨 놓은 곳은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내소사였습니다.

a 전나무 숲길의 초입입니다.

전나무 숲길의 초입입니다. ⓒ 구동관

내소사에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몇 번 찾았던 곳이지만, 늘 새롭고 아름다운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진한 전나무 향이 가슴 깊숙이 파고듭니다. 문득, 자연스러움이 고맙습니다. 이것은 인공의 향이 줄 수 없는 자연의 향기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향긋합니다. 진하지 않아도 마음에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그런 향기입니다.


a 전나무 숲길이 거의 끝나갑니다.

전나무 숲길이 거의 끝나갑니다. ⓒ 구동관

전나무 숲길이 끝나는 곳에서는 단풍나무 길이 이어집니다. 그리 길지 않지만 양쪽에 나란히 서 있는 단풍나무들이 아름답습니다. 이미 반쯤은 잎을 떨어뜨리고 있지만, 남은 잎만으로도 가을의 낭만과 설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길을 지나 내소사로 들어섰습니다. 절집 곳곳에도 가을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천천히 절집을 돌아 나왔습니다.

a 커다란 덩치의 전나무 숲길은 정말 향기로웠습니다.

커다란 덩치의 전나무 숲길은 정말 향기로웠습니다. ⓒ 구동관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을 돌아 나오며, 단풍나무 길을 돌아 나오며 그런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살아 있는 일이 즐거움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욱이 그 숲길을 걸으며, 그곳에 같이 오고 싶은 가족이며 친구들이 떠오르는 것도 정말 큰 행복입니다. 그런 생각을 그 길을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a 전나무 숲길 중간쯤입니다. 전나무 숲 옆길도 가을이 깊어 있습니다.

전나무 숲길 중간쯤입니다. 전나무 숲 옆길도 가을이 깊어 있습니다. ⓒ 구동관

사실, 당신께 주고 싶은 것은 은은한 전나무 숲의 향기입니다. 가능하다면 고즈넉한 내소사의 분위기도 전해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그저 마음에만 담아왔습니다. 그런 것들을 억지로 담아 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담아 오지 못하고 남겨둔 것들은 당신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언제가 그곳을 찾아 냄새 맡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하여,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 행복은 당신의 몫입니다.

a 전나무 숲이 끝나고, 단풍나무 길입니다.

전나무 숲이 끝나고, 단풍나무 길입니다. ⓒ 구동관

a 절집 안으로 들어 섰습니다. 역시 가을빛이 좋았습니다.

절집 안으로 들어 섰습니다. 역시 가을빛이 좋았습니다. ⓒ 구동관

a 내소사 대웅전입니다.

내소사 대웅전입니다. ⓒ 구동관

a 절집을 둘러보고 나오며 만난 단풍나무 입니다.

절집을 둘러보고 나오며 만난 단풍나무 입니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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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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