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행] 천지 아리랑, 아리리오~ 7회

중국 북경과 백두산 기행(백두산 편)

등록 2004.11.08 13:34수정 2004.11.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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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의 새 아리랑"

장백산 마루에 두둥실 해 뜨니 푸르른 림해는 록파만경 자랑하며 설레이누나~ 칠색단을 곱게 펼친 천지의 폭포수는 이 나라 강산을 아름답게 단장하네.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가 났네. 장백산은 랄라랄라랄라라 라라라라라라라 우리네 자랑일세.

장백산 밀림에 보물도 많아 탐스런 인삼꽃 노을처럼 붉게 붉게 타누나~ 숲속에는 노루사슴 껑충껑충 뛰놀고요 미인송요 두손 들어 너울 너울 춤을 추네.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가 났네. 장백산은 랄라랄라 랄랄라 라라라라라 우리네 자랑일세.


그 옛날 천지엔 선녀 내렸고 오늘은 세월 좋아 벗님네들 이 고장에 찾아오누나~ 친선의 꽃 활짝 피는 우리네 장백산은 조국의 명산이요 연변의 자랑일세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가 났네. 장백산은 랄라랄라랄라라 라라라라라라라 우리네 자랑일세. 장백산은 랄라랄라랄라라 라라라라라라라 음 우리네 자랑일세.

-박창묵 님의 논문 <중국 조선족과 아리랑> 중에서


이 '백두산 아리랑'을 보면 중국에 살고 있는 우리 조선족 동포들이 백두산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현지 가이드에게 들으니 이 노래는 조선족뿐만 아니라 주변 소수민족인 백족의 가수들에게도 널리 불려진다고 했다.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내는 천지의 광경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내는 천지의 광경김형태
어디서 보아도 신비롭기 그지없는 천지, 하늘 못! 이다지도 높다란 산꼭대기에 이렇게 넓은 가슴으로 하늘을 담고 있는 호수가 또 있을까?

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천지의 총저수량은 약 20억톤 정도 되는데, 그 가운데 70%가 빗물이고, 나머지 30%는 지하수가 솟아 오른 용천수란다.


용천수! 이 높은 곳까지 물이 솟아오른다? 언뜻 믿기지 않는 얘기였다. 그러나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없어서 그렇지 초음파처럼 백두의 속을 볼 수만 있다면, 저 먼 곳 지하세계에서 이곳까지 줄기차게 용오름하듯 샘솟는 물줄기! 생각 만해도 전기에 감전된 듯 온몸이 쩌릿쩌릿하다. 아마도 세계에서 제일가는 분수, 그것도 인공분수가 아닌 자연분수가 아니겠는가 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까지 해보았다.

물은 우리가 보는 곳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그러나 우리가 보지 못 하는 곳에서는 신비스럽게도 아래에서 위로, 다시 말해 거꾸로 흐르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식물이 그렇지 않은가? 뿌리에서 시작된 물이 줄기와 잎새는 물론 꽃잎 속까지 꽉 채우지 않는가!


내 눈에는 백두산이 하나의 거룩한 생명체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이 천지는 해바라기나 연꽃? 그래, 그러고 보니 천지는 신비로운 한떨기 꽃이었다. 천지의 물에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5종, 작은 동물과 곤충류가 4종, 그리고 이끼와 몇몇 물고기가 산다고 했다. '천지에 생물이 살아 호흡한다?' 생각해보면 이 또한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천지의 물은 중국 측의 달문으로만 유출되어 창바이(장백) 폭포에서 얼다오바이허를 흘러 쑹화강(松花江)을 이룬다고 했다. 우리의 압록강과 두만강으로는 지하수로서 유출될 뿐이란다.

백두산은 폭포로도 유명한데, 장군봉(2750m) 부근의 해발고도 2000m에 있는 백두폭포는 높이 18m, 너비 0.8m로 1단계에서 7m, 2단계에서 11m의 높이를 나타내는 2단계 폭포란다. 천지의 물이 지하수화해 용천수로 떨어져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1년 내내 흐른단다.

또 백두산에는 온천도 많은데, 중국의 창바이 폭포-얼다오바이허 계곡에는 수온 37~82℃의 온천이 13개가 있고, 북한에서도 천지 남서부에서 수온 73℃의 온천이 발견되었다고.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이 마치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것 같다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이 마치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것 같다김형태
어느덧 천지는 구름 옷을 입고 있었다. 속살을 감추기라도 하는 듯 흰 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운무가 낀 천지의 모습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가이드는 빨리 내려오라고 성화다. 안 내려오면 그냥 차가 출발한단다. 세상에! 천지를 보러 여기까지 왔는데 고작 30분의 시간만 주다니 중국 측 여행사의 장삿속에 괜히 부아가 치밀었다. 천지가 그리워서 찾아오는 우리 나라 사람들을 봉으로 보고 돈벌이에 급급한 중국, 중국인이 싫었다. 중국은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한자성어도 모르는가?

우리는 천지물을 만져보는 것은 고사하고 제대로 구석구석 감상도 못하고 천지를 등져야 했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모래언덕을 내려오면서 다음에는 북한 땅으로 꼭 한 번 다시 오리라 마음을 다졌다. 그때는 걸어서 올라 백두산에서 자라는 초목들을 가슴으로 느끼며 백두의 기상을 호흡해 보리라, 그리고 들뜬 마음보다는 철저한 준비를 하고 와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우리가 차에 오를 무렵 다시 하늘은 맑아졌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컸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프차에 올라 산을 내려와서 승합차로 갈아타고 장백폭포로 향했다.

백두산 관련 참고 책자를 보니, 백두산의 최대 자원은 적송·잎갈나무·가문비나무·자작나무 등의 삼림으로서, 이들 목재는 철도와 압록강 및 두만강의 뗏목에 의해서 길주·만포·무산의 제재소로 운반된단다. 기타 자원으로는 건축용의 골재와 단열재로 이용 가능한 부석, 천연수로 이용되는 천지의 물 그리고 수많은 약초와 산나물 등이 있다고 했다.

백두산에는 650여 종의 식물종이 분포해 가짓수로 볼 때는 우리 나라의 다른 지역보다 적은 편에 속한다고 했다. 이는 200~400년 전 화산활동의 영향으로 새로운 식물천이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란다. 또한 백두산은 해발고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고도에 따라 식물종의 분포가 뚜렷해 식생의 수직분포를 보인다고 했다.

백두산의 야생화(2004). 너도개미자리
백두산의 야생화(2004). 너도개미자리김재건
삼지연(1400m)에서 신무성(1600m)까지는 교목대로 잎갈나무·분비나무·가문비나무 등의 침엽수림과 자작나무·사시나무·달피나무 등이 분포한 침·활엽수림의 혼합림대를 이룬단다. 그리고 교목 밑에는 물싸리나무·들쭉나무·까치밥나무 등의 관목림과 초본이 자란다고 한다. 신무성에서 무두봉 부근의 해발고도 2000m까지는 잎갈나무·가문비나무·분비나무 등의 침엽수림대로, 해발고도가 높아지면서 나무의 키가 작아진다고 했다.

백두산의 야생화(2004). 노란만병초
백두산의 야생화(2004). 노란만병초김재건
무두봉(1930m)에서는 겨울철,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사스레피나무의 가지가 남동쪽으로 편향수(偏向樹)가 되며, 수목한계선을 나타낸다. 해발고도 2000m 이상은 키가 작은 관목류와 초본들이 자라는 고산대로, 산악툰드라 지대라고 했다.

이곳에 자라는 초본류는 두메자운·담자리참꽃·바위돌꽃, 눈속에서 꽃이 피는 노란 만병초 등인데, 이 지대는 특히 꽃이 피고 씨가 만들어지는 기간이 짧아서 7~8월에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서 아름다운 꽃밭을 이룬다. 천지를 내려오면서 그리고 장백폭포를 향해 걸어가면서 우리는 짧게나마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백두산의 야생화(2004). 가솔송
백두산의 야생화(2004). 가솔송김재건
현지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백두산에는 호랑이·곰·이리·늑대·멧돼지·사슴·노루 등 50여 종의 산짐승이 살고 있고, 꿩·부엉이·딱따구리 등 137종의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산천어·열목어 등의 냉수성 어류뿐만 아니라, 나비 등 곤충 종류도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백두산의 야생화(2004). 담자리꽃나무
백두산의 야생화(2004). 담자리꽃나무김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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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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