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내는 천지의 광경김형태
어디서 보아도 신비롭기 그지없는 천지, 하늘 못! 이다지도 높다란 산꼭대기에 이렇게 넓은 가슴으로 하늘을 담고 있는 호수가 또 있을까?
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천지의 총저수량은 약 20억톤 정도 되는데, 그 가운데 70%가 빗물이고, 나머지 30%는 지하수가 솟아 오른 용천수란다.
용천수! 이 높은 곳까지 물이 솟아오른다? 언뜻 믿기지 않는 얘기였다. 그러나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없어서 그렇지 초음파처럼 백두의 속을 볼 수만 있다면, 저 먼 곳 지하세계에서 이곳까지 줄기차게 용오름하듯 샘솟는 물줄기! 생각 만해도 전기에 감전된 듯 온몸이 쩌릿쩌릿하다. 아마도 세계에서 제일가는 분수, 그것도 인공분수가 아닌 자연분수가 아니겠는가 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까지 해보았다.
물은 우리가 보는 곳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그러나 우리가 보지 못 하는 곳에서는 신비스럽게도 아래에서 위로, 다시 말해 거꾸로 흐르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식물이 그렇지 않은가? 뿌리에서 시작된 물이 줄기와 잎새는 물론 꽃잎 속까지 꽉 채우지 않는가!
내 눈에는 백두산이 하나의 거룩한 생명체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이 천지는 해바라기나 연꽃? 그래, 그러고 보니 천지는 신비로운 한떨기 꽃이었다. 천지의 물에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5종, 작은 동물과 곤충류가 4종, 그리고 이끼와 몇몇 물고기가 산다고 했다. '천지에 생물이 살아 호흡한다?' 생각해보면 이 또한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천지의 물은 중국 측의 달문으로만 유출되어 창바이(장백) 폭포에서 얼다오바이허를 흘러 쑹화강(松花江)을 이룬다고 했다. 우리의 압록강과 두만강으로는 지하수로서 유출될 뿐이란다.
백두산은 폭포로도 유명한데, 장군봉(2750m) 부근의 해발고도 2000m에 있는 백두폭포는 높이 18m, 너비 0.8m로 1단계에서 7m, 2단계에서 11m의 높이를 나타내는 2단계 폭포란다. 천지의 물이 지하수화해 용천수로 떨어져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1년 내내 흐른단다.
또 백두산에는 온천도 많은데, 중국의 창바이 폭포-얼다오바이허 계곡에는 수온 37~82℃의 온천이 13개가 있고, 북한에서도 천지 남서부에서 수온 73℃의 온천이 발견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