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발매된 DJ DOC 6집 앨범

<섹스 앤 러브, 해피니스>로 완숙미 더해가는 '악동들'

등록 2004.11.10 04:41수정 2004.11.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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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DJ 신철에 의해 결성된 DJ DOC. 슈퍼맨을 외치며 그저 고만고만한 댄스 그룹으로 시작된 DOC는 이제 어엿한 중견가수가 되었다.

1집 발매 후 현재의 멤버인 이하늘, 김창렬, 정재용 라인이 갖춰지면서 DOC는 신나는 멜로디에 재미있는 가사로 큰 인기를 얻는다.


'머피의 법칙', '겨울 이야기', 'DOC와 춤을'이 그 대표곡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즐겁고 신나는 이미지와는 달리 각종 폭력 사태와 몇몇 곡의 외설, 표절 시비로 DOC는 악동 이미지도 함께 달게 된다.

DJ DOC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음악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들은 늘 신나고 재밌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의 초창기 앨범은 그 말에 충실하다. 하지만 1997년 발매된 싱글에서 그동안의 DOC와는 다른 조금은 달라진 그들을 만나게 된다.

직설적인 가사, 과격한 표현과 욕설로 사회를 비판하고 음악적으로도 힙합의 요소가 더욱 강조된 곡을 내놓은 것이다.

그 후 발매된 4집 앨범은 DOC의 음악적 변화의 과도기에 있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힙합 요소가 많이 가미된 곡과 기존의 신나는 댄스곡이 혼재하고 있는 앨범이다.

DOC 변화의 정점에 있는 앨범이 바로 2000년 발매된 5집 < 더 라이프 DOC 블루즈(The Life DOC Blues) >다. 다양한 분야에 통렬한 비판과 민망할 정도의 욕설이 담긴 이 앨범은 가장 눈에 띄는 음악성의 변화를 보여줬다.


특히 메인 보컬이던 김창렬의 비중이 축소되고 이하늘, 정재용의 랩 비중이 커졌다. 게다가 작사 실력과 랩 실력이 진일보하며 변화와 성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a DJ DOC 6집 < Sex and Love, Happiness >

DJ DOC 6집 < Sex and Love, Happiness > ⓒ EMI

베스트 앨범 발매와 싱글 몇 장을 발표한 후 11월 9일 DOC의 6집 앨범 <섹스 앤 러브, 해피니스(Sex and Love, Happiness)>가 정식 발매 되었다. 김창렬이 전체 음반 제작을 맡았기 때문일까? 이번 앨범은 5집과는 달리 랩의 비중이 많이 줄고 보컬이 많이 강조되었다. 또 과격한 표현도, 통렬한 비판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싱글 앨범에서 접해 본 '스트리트 라이프'(Street life), '돌아보면 靑春'에서 지난 앨범의 색깔을 찾아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 느낌이 강하다. 이는 실제로 4집 이전의 댄스가수로 돌아간 것이라기보다는 5집에서 생긴 변화가 많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좀더 부드러워진 음악 색깔을 지닌 곡들도 눈에 띈다. '내 손을 잡아줘', '恨', 'In love'가 대표적이다. 블루스와 R&B의 요소가 많이 가미된 곡들이다.

물론 DOC의 전통적인 색깔인 디스코와 힙합도 빠지지 않는다. 주제곡인 '수사반장'은 싸이와 이하늘이 공동으로 가사를 쓴 곡으로 전형적인 DOC 노래인데도 여전히 흥겹다.

이제는 어엿한 중견가수로 늘 솔직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DJ DOC. 이번 앨범에서 5집의 사회성을 기대한 팬들은 실망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들의 됨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 신나고 재미있는 음악을 원하는 수많은 DJ DOC의 팬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앨범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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