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 새끼줄 잘 꼬나

전주·군산·익산 생협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한 가을걷이 한마당

등록 2004.11.11 10:47수정 2004.11.1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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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랗다 못해 어느 시인의 말처럼 풍덩 뛰어 들고 싶을 정도였다. 그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지난 7일 전라북도 고산면의 어느 작은 초등학교에서는 생협의 소비자들과 생산자 농민들이 한데 어울려 놀았다. 이름하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한 가을걷이 한마당.


이 행사에 참여한 전주한울생협, 전주생명생협, 익산생협, 군산생협 네 곳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른 대형 유기농 유통회사처럼 소비자와 생산자가 분리된 게 아니라 소비자와 생산자가 한 조직에서 같은 조합원 자격으로 조직되어 있다.

조합원인 소비자 회원은 일년에 몇 차례 생산자 조합원 농민의 유기농 농장을 찾아 일도 거들고 농사체험도 한다. 또 이날처럼 함게 어울려 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나는 조합원인 데다가 사이트 관리자이기도 해서 이 행사에 참석했다. 축구 시합에 나가 우승도 하고 새끼 꼬기 시합에서는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상품으로 유기농 사과를 한박스를 받았는데 완전 유기농 사과라 크기가 내 주먹보다도 작았다. 접붙이기를 함부로 하지 않고 유기농 거름으로만 재배한 과실은 크기가 작은 법이다. 300여명이나 모인 이날 행사는 날이 다 저물어서야 끝났다.

하늘이 유난히 맑았다. 유기농 생산 농민들과 도시 소비자들이 하루 잔치를 벌였다.
하늘이 유난히 맑았다. 유기농 생산 농민들과 도시 소비자들이 하루 잔치를 벌였다.전희식
전체 참석자는 근 300여명 내외. 중간에 가고 오는 사람이 많아서 기념 사진 한판 박자고 서둘러 찍었다.
전체 참석자는 근 300여명 내외. 중간에 가고 오는 사람이 많아서 기념 사진 한판 박자고 서둘러 찍었다.전희식
축구시합이 벌어졌는데 전·후반 15분씩 뛰는 것도 힘들었다. 이틀 동안 다리와 허리에 알통이 박혔다.
축구시합이 벌어졌는데 전·후반 15분씩 뛰는 것도 힘들었다. 이틀 동안 다리와 허리에 알통이 박혔다.전희식
소 달구지 타는 재미에 아이들의 줄이 줄지 않았다.
소 달구지 타는 재미에 아이들의 줄이 줄지 않았다.전희식
소타기도 했다. 나이가 9살인 이 검은소는 우리 나라 전통소인 '칙소'라는데 나도 생전 처음 보는 소였다. 보통 한우보다 덩치가 더 크고 힘이 셌다.
소타기도 했다. 나이가 9살인 이 검은소는 우리 나라 전통소인 '칙소'라는데 나도 생전 처음 보는 소였다. 보통 한우보다 덩치가 더 크고 힘이 셌다.전희식
줄다리기. 남녀로 편을 갈랐는데 사람 수가 많아서인지 여자측이 이겼다.
줄다리기. 남녀로 편을 갈랐는데 사람 수가 많아서인지 여자측이 이겼다.전희식
널뛰기. 부부가 한팀이 되어 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응원이나 자세, 웃기기 등을 종합해 우승자를 뽑았다.
널뛰기. 부부가 한팀이 되어 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응원이나 자세, 웃기기 등을 종합해 우승자를 뽑았다.전희식
줄넘기. 한 사람씩 통과하기도 하고, 두 사람씩 짝을 짓기도 했다. 시골 아이들이 아주 잘했다. "앉아라" "손 들어라" "땅 짚어라" 등등의 후렴조 노래를 하면서 율동 섞인 줄넘기를 했는데 아주 잘했다.
줄넘기. 한 사람씩 통과하기도 하고, 두 사람씩 짝을 짓기도 했다. 시골 아이들이 아주 잘했다. "앉아라" "손 들어라" "땅 짚어라" 등등의 후렴조 노래를 하면서 율동 섞인 줄넘기를 했는데 아주 잘했다.전희식
꼰 새끼줄을 늘어뜨려 누가 더 길게 꼬았는지 검사를 맡았다. 내가 2등을 했고 1등은 어느 정정한 칠순 할머니가 됐다. 나는 요령이 있어 짚에 가지런히 추리고 물을 입에 머금어 뿜으면서 꼬았는데도 이 할머니를 이기지 못했다.
꼰 새끼줄을 늘어뜨려 누가 더 길게 꼬았는지 검사를 맡았다. 내가 2등을 했고 1등은 어느 정정한 칠순 할머니가 됐다. 나는 요령이 있어 짚에 가지런히 추리고 물을 입에 머금어 뿜으면서 꼬았는데도 이 할머니를 이기지 못했다.전희식
즉석에서 인절미를 만들어 먹었다. 찐 떡쌀을 절구통에서 절구공이로 찧고 있다.
즉석에서 인절미를 만들어 먹었다. 찐 떡쌀을 절구통에서 절구공이로 찧고 있다.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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