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남면 장등마을에 나타난 러브하우스 팀?

호남석유화학 직원들 30여 명, 마을 환경 봉사활동 펼쳐

등록 2004.11.13 13:03수정 2004.11.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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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임규씨네 지붕이 초록색으로 서서히 바뀌어 갑니다. 작업이 끝나면 멋진 새 집이 될겁니다.
임임규씨네 지붕이 초록색으로 서서히 바뀌어 갑니다. 작업이 끝나면 멋진 새 집이 될겁니다.박미경
지난 12일 화순군 남면 장등리 5구 마을에는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방문했다. 이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여수 호남석유화학 주식회사(이하 호남석유) 직원 30명이 마을을 방문해 임임규씨의 집을 비롯해 12세대를 대상으로 도배, 장판 교체, 도색, 지붕수리 등의 봉사를 펼친 것이다.

호남석유는 또 여수 쌍봉사회복지관과 뜸사랑회, 시민자활후견기관 도배사업단 등에서 나온 회원 32여 명의 도움을 받아 주민들에게 무료로 한방치료와 영정 사진도 촬영해 줬다.

장등리 5구 마을은 지난 1994년 11월 전라남도에서 주관한 자매결연을 통해 호남석유와 인연을 맺었다. 그후 호남석유는 매년 명절 때마다 잊지 않고 마을 주민들에게 선물을 보내면서 인연을 이어왔다. 마을회관을 지을 때는 후원금을 전달하고 지난 4월엔 마을회관에 노래방 기계를 선물해 마을 주민들을 기쁘게 했다.

마을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을 수만 없어 적은 양이지만 밤이며 단감, 찹쌀, 꿀 등을 호남석유로 보내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호남석유는 주민들이 보내온 과일이며 쌀 등을 사내 식당에서 조리해 직원들과 나눠 먹으며 장등마을 주민들의 정을 느낀다.

호남석유 강재헌 과장은 "회사와 장등마을은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자매결연으로 맺어진 인연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통해 마을과의 유대를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에서 전기 관련 일을 한다는 구본철씨는 "화순에 와 보니 공기가 맑고 지역이 넓어 놀랐다"며 "미리 계획을 세우고 왔어도 의외로 손볼 곳이 생기는 바람에 일이 늦어져 마음이 바쁘다. 그러나 주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한 마음에 피곤한 것도 다 잊는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호남석유는 미리 마을을 방문해 보수가 가장 시급한 가구들을 정하고, 당일(12일) 필요한 자재를 갖고 인원 배치, 일의 순서 등을 고려해 팀을 짜 각 가구별로 흩어져 봉사활동을 폈다.


또 이들은 봉사를 한답시고 마을 주민들에게 식사 준비 등의 수고를 끼칠 수는 없다며 직원들의 식사와 간식도 회사 측에서 모두 준비해 마을 주민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 마을 주민 박중기씨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생겨 너무 고맙다. 집이 낡아 수리가 필요해도 엄두가 안나 그냥 살았는데 도배도 하고 장판도 새로 깔아줘 새 집에 사는 기분"이라며 자식도 못하는 일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도배가 끝난 박씨의 집에 들러 "신방 차려도 되것네" "아이구, 갑자기 웬 배가 이렇게 아프데?" 등 농담을 하면서도 이웃에 좋은 일이 생긴 것을 다같이 즐거워했다.

주민 최모(66세)는 "자매결연을 맺은 지 꽤 됐는데 꼬박꼬박 선물도 보내 주고 지난 봄엔 회사에서 초청해 여수로 관광도 다녀왔다"며 마을로선 정말 행운이라며 고마워했다.

경제가 어려워 모두가 힘든 요즘, 호남석유화학과 장등리 5구마을 주민들의 10년에 걸친 따뜻한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힘든 농촌 살이에 위로가 되길 바란다.

장등리 5구 마을 회관 앞에는 봉사활동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장등리 5구 마을 회관 앞에는 봉사활동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박미경

지붕을 도색하기전에 먼저 그전에 칠해진 페인트를 깨끗이 벗겨내야 합니다.
지붕을 도색하기전에 먼저 그전에 칠해진 페인트를 깨끗이 벗겨내야 합니다.박미경

도배와 도색, 지붕 수리만 하려니 주변에 우거진 풀이며 나무가 맘에 걸려 직원들이 나서 치우고 있습니다.
도배와 도색, 지붕 수리만 하려니 주변에 우거진 풀이며 나무가 맘에 걸려 직원들이 나서 치우고 있습니다.박미경

낡고 우중충한 벽지를 화사하고 산뜻한 색으로 바꿔 주었습니다.
낡고 우중충한 벽지를 화사하고 산뜻한 색으로 바꿔 주었습니다.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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