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까?'

13일 관악 동작지역 청소년 문화제

등록 2004.11.14 12:48수정 2004.11.1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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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남서울중학교 풍물동아리

남서울중학교 풍물동아리 ⓒ 정희경

짙어 가는 가을의 정취 속에 교실에서 벗어난 학생들이, 자신들의 끼와 기량을 발산하는 청소년문화축제가 있었다. 13일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관악동작지역 11개 중·고교 18개 팀과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판소리, 밴드, 풍물, 댄스 등 1318세대에 걸맞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문화제 '알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악동작지회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서울시 교육청이 후원하는 행사로 올해가 네 번째다.

공연마당, 영상마당, 전시마당으로 구성된 이번 축제는 우열을 가리는 경연대회가 아니라, 지역축제를 묶어서 서로 보여주고 함께 즐거워하는 자리였다.

a 관악중학교 댄스동아리 블랙슈트

관악중학교 댄스동아리 블랙슈트 ⓒ 정희경

박준성(광신고2) 군과 장슬기(삼성고2) 양의 사회로 3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는 쌀쌀한 날씨에도 참가학생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우리 또래들이 직접 장기를 보여주어 함께 즐길 수 있고 공감대가 형성돼 즐겁다"라고 말한 이혜미(당곡고1) 양은 교복을 입고 함께 온 십여 명의 친구들과 출연자들이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판소리, 풍물, 댄스, 록, 밴드 등 각 학교마다 들고 나온 장르는 달랐지만, 공연자나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이었다. 아현산업정보고 밴드팀은 아버지 세대가 불렀을 법한 '담뱃가게 아가씨'를 열창했는데 "여러분 담배피지 맙시다"라는 마지막 멘트를 날려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전시 마당에는 관내 중·고등학교 축제 전시작품 중 호평을 받은 작품을 선별하여 전시되었다. 매달 1회 특기적성 전일제 수업으로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학생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행사장 곳곳에 전시된 학생들이 그린 소묘 작품전과 시화, 그림 전시회 등 에는 학생들의 바람과 소망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a 당곡중학교 학생 작품

당곡중학교 학생 작품 ⓒ 정희경

또한 지역단체와 연계하여 평화교육과 환경교육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었다. 이는 학생들의 시선이 학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들도 함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영상마당에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들이 상영되었다. 주제가 주로 왕따, 부모와의 갈등 문제 등 영상속에서 학생들의 주요 고민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기존의 청소년 축제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그 성과가 다시 학교현장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 학교와 지역사회가 청소년 축제를 매개로 교류와 소통의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지역문화 활성화의 모델로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전교조 관동지회 정종연 문화부장은 청소년문화축제 취지를 설명했다.

a 신관중학교 소묘 전시회

신관중학교 소묘 전시회 ⓒ 정희경

풍물동아리 학생들을 인솔해 온 김성애(남서울중) 선생님은 "풍물의 특성상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학과 공부도 중요하지만 교육 안에서 경험한 만큼 알게 되며, 정서와 적성개발에도 도움이 된다"며 교실 안에서 담보해 줄 수 없는 특기적성 교육이 주는 의미와,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활발한 특기적성교육을 하기 위한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다.

영상동아리 이정림(신림중) 선생님은 "특기 적성 교육이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학교 때는 무조건 많은 경험을 쌓고 자기 적성을 발굴해 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고등학교 때보다는 입시교육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학생들의 활발한 특기적성 참여를 권유했다.

밴드 보컬로 참가한 정근(신림중3)군은 진로에 대해 "노래를 할 때는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 버린다. 인문계보다는 실업계를 가서 계속적으로 적성을 살리고 싶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문화적 욕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학생들의‘학교 이탈’을 부추기는 현실에서, 이런 행사는 건강한 문화를 생산하고, 누리는 주체로 참여하는 지역적 문화 대안이 아닐까 싶다.

a 인헌고 밴드 '시오설' 공연장면

인헌고 밴드 '시오설' 공연장면 ⓒ 정희경

a 문창중학교 캐릭터 전시회

문창중학교 캐릭터 전시회 ⓒ 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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