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아무도 모른다?"
각 연구기관마다 추정하는 내년도 입주아파트 가구수가 제각각 이어서 시장의 혼선을 더해주고 있다. 올해와 비교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에 대해서 정반대 결과를 내고 있을 정도다.
22일 대형건설업체 모임인 한국건설경제협회의가 발표한 '2005년도 건설, 부동산경기전망' 자료에 따르면 내년 전국적으로 입주하는 아파트 가구수는 총 38만9960가구이며 올해 32만2283가구보다 20.9%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수도권도 올해 15만5934가구에서 내년에는 19만5029가구로 무려 25.7% 늘어난다.
보고서는 내년에는 주택공급과잉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특히 전국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선 데다 지난해 승인 받은 재건축아파트와 제2기 신도시 입주가 향후 2~3년간 계속될 것을 가정할 때 공급과잉현상은 상당 기간 해소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대한주택공사 산하 주택도시연구원 김용순 경기동향분석팀장은 "통상적으로 아파트는 착공에 들어간 지 1년 이내 완공되는 게 5%, 2년 후에는 30%, 3년 후에는 50%, 4년 후에는 15% 정도"라면서 "지난 2001년도보다 2002년도에 착공허가실적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만 봐도 내년에는 입주하는 아파트가 올해보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05년도 건설·부동산경기 전망' 자료에서는 내년도 입주하는 아파트, 주상복합, 주거용오피스텔이 모두 35만6651가구이며 이는 올해 43만3439가구보다 17.7%나 감소할 거라고 예측했다. 서울, 수도권도 올해 28만8277가구에서 내년에는 20만9150가구로 무려 27.4%나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부동산114 등 민간 정보업체들이 파악한 자료를 근거로 집계했다"면서 "분양공고상의 입주예정일을 기준으로 추산했기 때문에 이들 업체들이 파악하지 못하는 '소규모 단지 변수'만 뺀다면 꽤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연구원은 "최근 건설사들의 공사시간이 예전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과거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입주물량을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2002년 착공실적에 포함됐더라도 올 12월에 입주에 들어간 물량들이 많으므로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는 아파트 입주가구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결과 차이에 대해 민간 연구기관 및 학계에서는 정부의 통계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정확한 통계근거가 없다보니 한국건설경제협회의는 약6만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반대로 8만 가구가 감소한다는 예상자료를 내게 됐다는 것.
특히 내년부터는 후분양제가 단계적으로 실시될 예정이서 아파트 입주가구수 통계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일방적 공급위주의 정책이 통하던 시기에는 건축 및 착공실적 통계가 필요했을지 몰라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주택수급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에서는 입주가구수 통계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정부의 통계부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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