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가 2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한나라당은 여권이 당정청 회의를 통해 제안한 여야, 정부가 함께 하는 '원탁회의' 제의를 거부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최광 국회 예산정책처장의 파면동의안이 표결처리된 사실을 들어 "우리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마당에 그 진실성이 의심스럽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한 이한구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원탁회의 제안의 속뜻은 법안을 충분히 심의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위헌사항이 포함된 법안을 정치지도부가 졸속 처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거부의사를 드러냈다.
특히 한나라당의 성토는 연기금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를 골자로 하는 기금관리운용법 개정안에 모아졌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한 뒤, "연기금을 제멋대로 쓰겠다는 정부여당의 정책을 주무장관(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도 문제를 지적했다"며 "연기금 정책이 여권내 사전 조율 없이 졸속으로 내놓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한구 의장은 정부가 연기금의 안정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금운용위원회에 민간인 참여를 대폭 확대하는 등의 보완조치를 한 것에 두고 "독립성이라는 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며 "이미 기금관리기본법 3조 3항에 기금의 설치목적과 운영계획이 명시되어 있는데 뭣하러 개정을 하냐"며 사실상 개정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저지법안' 리스트를 발표한 데 이어 '적극추진법안'과 '신속협의처리법안' 등을 발표한 계획이다. 이한구 의장은 "한나라당의 적극 추진할 법안은 경제활성화와 자유민주주의체체 수호와 관련된 법률"이라며 감세법안과 테러방지, 탈북자 지원들의 법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의 지난 총선 공약이었던 백지신탁제와 한나라당이 제출키로 한 국가건전재정법을 "반드시 통과시킬 법안"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국가건전재정법과 관련 "정부 산하기관과 공기업도 전부 국가채무 범위에 넣어 건전하고 효과적인 재정정책을 펴게 하고 나라의 빚을 국민이 정확히 알도록 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영세·박재완 의원이 제출한 주식백지신탁제도 관련해 박 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 앞에 도덕적으로 깨끗한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약속한 법안"이라며 "이견이 있으면 수정, 보완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의 재산을 제3의 기관에 맡겨 부정한 재산증식을 막기 위한 백지신탁제는 아직까지 당내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상태. 당 정책위는 조만간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을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산신탁의 범위를 놓고 이견이 예상된다.
"구태의연하고 구악적" 열린우리당 맹비난
박영선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은 22일 한나라당이 발표한 '18개 저지법안리스트'에 대해 "상정도 되지 않은 법을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회기능 자체를 부정하는 구태의연하고 구악적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법안을 저지하겠다고 발표한 18개 법안 중 12개 법안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여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것이 과연 의회 민주주의차원에서 볼 때 정당한 일이냐"고 되물은 뒤 "한나라당이 18개 법안 처리를 저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기금관리기본법과 관련 의결권 제한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연기금 의결권을 제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외국에서 들어오는 펀드는 의결권을 주고, 우리나라 국민이 모아서 내는 돈에는 의결권을 안주면 형평성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 또 "(한나라당의) 의결권 제한 주장은 의결권을 한시적으로만 주겠다는 논리인데, 이는 의결권제한 자체가 논리적 모순이 있음을 한나라당 스스로 인정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 대변인은 "이미 법사위로 넘어간 공정거래법을 저지하겠다는 것은 한나라당이 정략적 목적으로 국회를 파행시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우리당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민생경제를 위한 여야 원탁회의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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