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 힘들지만 매력적인 직업인 듯"

[인터뷰]CPA 수석 합격자 강은경씨

등록 2004.11.22 13:48수정 2004.11.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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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A 수석합격자 강은경씨
CPA 수석합격자 강은경씨
흔히 '고시생'하면 뱅뱅 도는 높은 도수의 안경, 여러 겹으로 겹쳐 입은 옷, 찌든 담배 냄새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강은경(24)씨를 만나면 이런 이미지는 일순간에 사라진다. 깔끔한 외모에 똑부러지는 일처리가 눈길을 끄는 '사회 초년병'인 그녀가 올해 CPA 수석합격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오히려 '세상 참 불공평하구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공주사대부고를 나와 고려대 경제학과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여느 평범한 대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생각에 각종 과 활동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각종 아르바이트에도 나섰다. M.T 가서는 고래고래 고함치며 노래 부르던 추억들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독서토론학회에 가입, 머릿속에 도서 목록을 알토란 같이 차곡차곡 쌓아 가는 것만은 잊지 않았다.

3학년 2학기 때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한 CPA.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슬럼프가 찾아 오기 마련. 평소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고 해도 한달에 하루나 이틀 정도 책도 보기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때가 있었다. 아무리 책을 붙잡고 있어도 짜증만 났다.

그럴 때면 영화를 보러 가거나 미술관에 가서 지친 정서를 달래곤 했단다. 점차 공부가 본궤도에 올랐다 싶을 때에는 주중에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에는 짬을 내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다. 지금도 그때 같이 있어 준 친구들이 너무 고맙다고.

그녀가 말하는 슬럼프 극복 비법 또 하나. 하루 종일 공부를 하다 보면 힘이 들고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는데, 한시간 공부하면 10분 정도는 좋아하는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쉴 것. 그러면 공부 시간에는 집중력이 높아지고, 시간을 지키는 습관을 통해서 자기 관리도 철저해진다는 것.

주로 집에서 공부하다가 지루해지거나 답답하면, 고대 중앙광장이나 여학생 회관에 가서 공부를 했다. 여학생 회관의 경우 오후 6시면 문을 닫아 아쉬웠지만, 사람도 많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라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고시 준비로 2년간 휴학해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부터는 삼일회계법인에 입사,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회계사라는 직업이 힘들지만 참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그녀에게서 벌써 전문인으로서의 자신감이 배어 났다.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좌우명으로 힘든 고시 시절을 버텨 왔다는 그녀. 그간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펼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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