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후의 식사심은식
김장은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배추를 씻고 옮기기, 속에 들어갈 재료를 다듬고 썰기, 몸을 녹일 난로에 들어갈 장작 준비하기, 새참과 필요한 재료 준비하기…. 사람들은 저마다 맡은 일을 하느라 분주했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가벼운 물건을 나르거나 불 지피기를 도우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시행착오를 겪은데 워낙 양이 많아 첫날 작업은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일과가 끝난 뒤 마을 양조장에서 받아 온 탁주에 보쌈과 싱싱한 겉절이를 먹으며 밤늦도록 이어지는 얘기는 피로를 잊은 듯 쉬 끝나지 않았다.
바른 먹을거리와 사라져가는 공동체 문화, 아이들의 교육문제까지, 여러 주제들을 넘나들며 이어진 이야기는 비록 시원하고 확실한 결론은 없었지만 '이 사회가 아직 살만하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각기 다른 재료들이 사람들의 수고를 거쳐 김치라는 놀라운 음식이 되듯이 저마다 다른 개인들이 김장이라는 주제 아래 함께 모여 어우러지는 시간, 그 고되지만 의미있는 어울림의 맛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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