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값 아껴 산 ‘사랑의 연탄’

유치원생들 동전 모아 불우이웃돕기 실천

등록 2004.11.23 20:21수정 2004.11.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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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돕기 '사랑의 동전모으기 행사'에 참여한 유치원 아이들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동전모으기 행사'에 참여한 유치원 아이들박성규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동전을 모아 장만한 '사랑의 연탄'이 있어 훈훈한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천안시 성정동에 위치한 대한유치원(원장 최은자) 원생 3백여 명이 아이스크림 값을 아껴 모은 동전으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연탄을 장만한 것.

대한유치원은 지난 1년간 원생 3백여 명을 비롯해 교직원이 모은 돈으로 연탄 3천장(90만원)을 장만해 연탄난방 가정을 대상으로 세대당 3백장씩 전달할 예정이며 현재 희망가정을 접수(☎575-3990: 대한유치원 원무실)하고 있다.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함께 사는 사회를 인식시키고, 이웃사랑의 훈훈한 정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려고 시작한 행사입니다. 10여 년 째 연례행사로 치러오고 있지요.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한 번 안 먹으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 하더라고요. 이런 작은 돈으로 어떻게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지 의아해 하지요. 하지만 여러 명이 모이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그 어린 마음에도 서로 앞다퉈 아이스크림값을 내놓고 있어요."

최 원장은 메마른 세상에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인정을 심어주는 이 행사에 애착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랑의 안경 행사를 치렀어요. 시설보호 아동들과 독거노인들에게 안경을 장만해 줬지요. 올해는 고유가 시대에 접어 들면서 난방을 못해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하는 불우한 가정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랑의 연탄 전달행사를 준비했지요."

나연(7·여)이와 지혜(7·여)는 동전을 모아 어떤 것을 사고, 누구를 돕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얼굴에 환한 웃음을 한가득 머금고 "연탄을 사서 불쌍한 사람들이 춥지 않게 지내게 해주는 데 쓰는 거"라고 큰 소리로 대답한다.

최근 소란스러운 갖가지 문제로 시끌벅적한 이 때 한편에선 해맑은 아이들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며 세상을 정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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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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