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강의실 밖으로 나가 <국학> 체험학습

한양대 <국학> 강의 학생들, 천안에 위치한 <국학원>에서 현장학습

등록 2004.11.30 15:19수정 2004.11.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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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문물과 사조가 들어오기 이전 우리가 가졌던 고유한 정신 문화적 자산인 '국학'. 외래 것과 융화된 것이 아닌 고유의 문화 속에 녹아있는 우리 것을 재창조하자는 것.

지난 여름 한양대에서 SEC(학우추천 과목개설프로그램)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중에선 처음으로 '국학'이란 이름을 내건 정식교양과목이 개설되어 학기말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고구려를 비롯해 우리역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던 터라, 당시 대학내 <국학>과목의 개설은 더더욱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90여명의 다양한 과의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학기말을 앞두고 국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천안에 위치한 <국학원>을 찾았다.

a 민족정신교육기관 국학원

민족정신교육기관 국학원 ⓒ 장래혁

<국학>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정 교수는 이번 국학원 방문에 대해 "한 학기동안 국학을 가르쳐왔지만 더 깊은 이해와 실제 체험을 위해 상고사전시관을 갖춘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방문한 (사)국학원은 고구려지킴이운동의 주역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곳. 2002년 붉은악마를 통해 분출된 열기를 민족정기로 승화하기 위해 그해 7월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을 모아 설립된 순수민간교육단체이며 올 6월에 정식 개원했다. 독립기념관이 있는 흑성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국내에선 유일하게 고조선전시관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학생들의 첫 과정은 한민족 고유의 심신수련 선도체험. 신리 화랑에서부터 고구려의 조의선인, 나아가 고조선의 ‘국자랑’들이 했다는 선도수련에 대한 짧은 체험과 몸을 이루는 정, 기, 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물씬 느껴진 강사분의 무예시범에 학생들의 감탄사가 이어졌다.

a (사)국학원 천지인 전시관을 둘러보는 학생들

(사)국학원 천지인 전시관을 둘러보는 학생들 ⓒ 장래혁

점심 후, 국학원 지하에 마련된 전시관 관람이 이루어졌다. 국학원 전시관은 한민족의 정신문화를 보여주는 곳인 만큼 천(天), 지(地), 인(人) 3개 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국학원 담담당자의 설명에 모두들 눈과 귀가 쏠렸다. 국내 유일의 상고사 전시관이었던 만큼 내용이 새로웠고 흥미진진했기 때문.

a 천지인 삼원사상의 상징 '삼족오'

천지인 삼원사상의 상징 '삼족오' ⓒ 장래혁

특히, 국학원의 상징물이기도한 '삼족오'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땐 모두들 놀라워했다. '삼족오'는 현재 일본 축구대표팀에서 사용하고 있는 상징이기도 하기 때문. 고구려벽화에 나오는 삼족오는 태양을 상징하는 원 안에 그려진 세발 달린 까마귀. 본래 하늘과 땅과 인간의 천지인(天地人) 삼원사상에 기반을 둔 우리민족 고유의 세계관이 담긴 민족의 상징물이며, 성스러운 영물로서 내려온 까마귀도 일제의 왜곡으로 그 의미가 반대로 바뀌었다고 한다. 천지인 전시관에 이어 고구려특별전시관을 관람하며 중국의 동북공정의 음모와 고구려의 웅혼했던 대륙의 역사를 듣는 것으로 학생들의 국학체험은 끝을 내렸다.


참가한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하긴 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동안 우리의 상고사와 민족고유의 정신문화적 자산에 대해 너무 소홀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것.

대학생들의 국학현장학습을 제안하고 이끈 김수정 담당교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 방학동안 제대로 다시 와서 보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았을 만큼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학기가 끝날 무렵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더 깊은 국학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 국학원 현장학습을 마친 <국학> 강좌 학생들

국학원 현장학습을 마친 <국학> 강좌 학생들 ⓒ 장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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