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의 친동생 조용준씨.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25일 저녁 7시 향린교회에서는 의미있는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43년 전 5·16 쿠데타세력에 의해 억울한 사법살인을 당한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의 증보판 평전(<조용수와 민족일보>)이 전 민족일보 기자들과 혁신계 인사들 앞에 선을 보인 것.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조용수 사장의 친동생인 조용준씨도 참석해 "그동안 민족일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힘써준 인사들에게 감사하다"고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29일 서울 태평로 소재 '민족일보 사건 진상규명위' 사무실에서 조용준씨를 만났다. 민족일보 기획부장을 지내기도 했던 조씨는 "당시 기자들에게 마지막 월급도 못주고 헤어졌다"며 "경영했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죄의식으로 남아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돈을 줬다는 이영근에게 훈장을 줄 정도면 그의 간첩여부는 논할 필요 없어"
조씨는 당시 민족일보의 위상에 대해 "처음 2만부를 찍다가 마지막엔 4만5000부 찍었다"며 "4만5000부 중 4만부가 가판에서 불티나게 팔렸다"고 회고했다. 당시 가판판매에서 1위를 달렸다는 것.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김자동 민족일보사건 진상규명위원장(전 민족일보 기자)은 "<조선>과 <동아>는 가판 판매비율이 낮았다"며 "정치인들은 매일 민족일보 가판을 보며 혹시 자신에 대해 안좋은 얘기가 실리지 않았나 살피곤 했다"고 증언했다.
조씨는 "형님(조용수 사장)은 성질이 급한 편이었지만 가정적이고 부모님과 형제들에겐 효자였다"며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사회대중당 후보로 출마하고 노동자 권익 보호 등을 사시로 내건 민족일보를 창간한 걸 보면 형님은 진보주의자였다"고 조 사장을 평가했다.
조씨는 특히 혁명재판부의 간첩자금 유입 주장에 대해 "하나에서 열까지 조작됐다"며 "돈을 줬다는 이영근에게 군사정권이 훈장을 줄 정도라면 그의 간첩여부는 논할 여지가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조씨는 "이영근뿐만 아니라 윤길중, 고정훈, 송지영 등 민족일보 창간 멤버들이 민족일보 사건 이후 모두 벼슬을 했다"며 "이 사건이 정권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으니까 박정희 정권이 이들에게 벼슬을 주고 회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씨는 "박정희가 자신의 좌익전력을 숨기고 자신이 반공주의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혁신계에서는 최백근, 언론계에서는 조용수 등을 처형시키지 않았나 싶다"며 "민족일보 사건은 박정희가 자신의 레드콤플렉스 때문에 저지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씨는 "재심 청구는 유족의 권리지만 인적구성상 대법원이 이 사건의 재심을 수용할 것 같지 않다"며 "과거사 진상규명법이 국회에 계류중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용준씨와의 인터뷰 전문.
"공개되지 않은 재판기록 국정원에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