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생일빵'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친구의 생일 축하해 주기 위해서 집단폭행

등록 2004.12.01 22:31수정 2004.12.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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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은 생일이 두렵다. 생일날 조퇴를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결석을 하는 학생도 있다. 이들이 생일날 조퇴를 하거나 결석을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생일빵' 때문이다. '생일빵'은 생일을 맞은 친구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집단구타를 하는 것으로,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져왔다.

'생일빵'은 보통 생일을 맞은 친구를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에 집단으로 구타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장난으로 때리면서 서로 즐거운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되고 '생일빵'을 당한 학생은 복수를 하기 위해서 때린 학생의 생일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된다.

며칠 전 '생일빵'을 당한 김아무개(18·인천 연수구)군은 "친구들에게 발로 밟히고, 주먹으로 온 몸을 흠씬 두들겨 맞았다"며 "과연 이것이 진심으로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반면, 김군의 '생일빵'을 주도한 조아무개(18·인천 연수구)군은 "생일빵은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인 생일에 대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라며 "악의적인 의도 없이 장난으로 즐긴다면 서로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일빵’은 자칫 큰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다. 사진은 ‘생일빵’을 당하는 한 고등학생의 모습.
‘생일빵’은 자칫 큰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다. 사진은 ‘생일빵’을 당하는 한 고등학생의 모습.이윤석

'생일빵'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도

'생일빵'이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성현군(18·대건고2)은 "고등학생들이 하는 생일빵은 폭력"이라며 "생일 축하를 폭력으로 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지난 2000년 2월에는 10대 청소년 6명이 '생일빵'을 하기 위해 집단구타를 하는 과정에서 10대 청소년 1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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