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어린이 진술, 증거 능력 있다"

무안 유치원생 성추행사건, 파기환송심서 '유죄' 선고

등록 2004.12.03 10:52수정 2004.12.03 16:03
0
원고료로 응원
3년 전 피해어린이 가족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계기로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과 파장이 일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무안 유치원생 성추행 사건'이 다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유치원생 송아무개(가명·당시 4세)양 성추행 사건이 법정에서 유죄와 무죄 판결을 오간 끝에 결국 유죄가 선고됐다.

a 송양이 다녔던 전남 무안군에 있는 보육시설

송양이 다녔던 전남 무안군에 있는 보육시설 ⓒ 정거배

지난 2일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방극성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강제추행혐의로 기소된 전 유치원 사무장 안아무개(37)씨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 1심 판결대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안씨를 다시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4세 어린이일지라도 진술의 일관성이 있다면 법적으로 충분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3년 전 네티즌 사이 뜨거운 논란

네티즌들 사이에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유치원생 송양 사건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1년 9월 당시 송양은 전남 무안군 청계면 한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 송양 가족이 이 곳으로 이사한 지 한 달 정도 됐고 현지양은 이 유치원을 나간 지 20여일 정도 됐을 때 일이다. 송양 부모가, 유치원 사무장인 안씨가 송양을 성추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송양 부모의 주장대로 안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조사를 벌였으나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 없는 등 여러 정황상 범죄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구속수사를 하지 못했다. 또 용의자로 지목된 안씨는 완강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자 송양 가족과 친척들은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인터넷을 통해 '수사기관이 성추행범 안씨를 봐주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또 송양 어머니가 주장하는 글만 보고 네티즌들이 항의하는 사태까지 비화되자 수사를 담당하는 무안경찰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용의자 안씨, 결백 주장하다 거짓말 탐지기로 구속

결국 안씨는 수사 20여일만인 2001년 9월 말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구속되기에 이른다.

2001년 11월 구속된 안씨에 대한 재판에서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아동심리학자의 도움까지 받아 심리를 할 정도로 사건 자체가 복잡했다.

2002년 2월 1심에서 유죄 판결

재판부의 요청으로 송양을 상담한 아동상담 심리전문가 김아무개씨는 "피해 아동은 가해자로부터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성추행 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해자로부터 최소한 세 차례 이상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추행을 당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논란 가운데 1심 재판부는 안씨에 대해 지난 2002년 2월 1일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피해자인 송양이 일관되게 피고인을 지목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유죄를 면할 수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무죄 판결, 대법원서 파기 환송

하지만 그해 5월 광주고법에서 있었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부장판사 박삼봉)는 안씨에 대해 1심 유죄 판결을 뒤엎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2년 5개월만인 지난 10월 대법원은 "송양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광주고법에서 다시 유죄 판결은 받은 안씨 가족들은 2일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면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2001년 11월] 거짓말탐지기 이어 아동심리학자까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2. 2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3. 3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