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놓고 논란이 벌어진 끝에 법사위가 정회되자, 법사위원이 아닌 의원들까지 법사위 회의장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이종호
[6신 : 3일 밤 10시54분]
2시간여 속개 못하고 소강 상태
당초 저녁 8시30분 속개될 예정이던 국회 법사위가 최연희 위원장이 사회를 보지 않고 있어 여야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2시간째 소강상태다. 최 위원장은 회의 진행을 연기한 채 양당 간사를 불러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에 대한 절충안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측 간사인 최재천 의원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한 11개 법안 중 국가보안법 폐지안 및 형법개정안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을 모두 상정하자는 절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포함해 7개의 법안은 상정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안 및 형법개정안을 이날 상임위에 상정하는 것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열린우리당은 이날 상정은 하되, 전문위원으로부터 검토보고만 받고 당분간 대체토론은 유보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5신 : 3일 저녁 8시2분]
법사위 또 정회... 저녁 8시30분 속개 예정
| | | 자정 넘겨 자동산회되는 게 한나라당 전략? | | | | 저녁 8시30분 회의가 속개됨에 따라, 도시락을 주문해 저녁식사를 대신하고 있다.
오후 6시 20분께 정회가 선포된 뒤 한나라당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방청석에 앉은 시민단체 인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눴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 그리고 노회찬·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둘러선채 '즉석 전략회의'를 열었다. 김기식 처장은 "12시를 넘겨 자동산회하자는 게 한나라당의 전략"이라며 "오늘 (상정)해버리는 것이 나으니, 밤 11시30분이 지나면 기피하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제1당 간사가 사회를 맡아야 한다"고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선병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있으니 열린우리당이 단독처리하는 것은 아니(웃음)"라며 노회찬 의원에게 무게를 실었고, 노 의원은 "권투선수가 링에 안 오르고 경기장 바깥에 있는 셈인데, 힘이 없으면 지든지 선수자격을 내놓아야지"라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원내사령탑도 분주한 분위기다. 오후 6시30분께 회의장을 찾은 천정배 원내대표과 이종걸·김영춘 수석부대표단은 법사위 옆방인 통외통위 위원장실에서 상주하고 최재천 의원과 현재 상황에 대한 숙의중이다.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 역시 정회가 선포된 뒤, 원내대표실을 찾아 김덕룡 원내대표와 대응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 | | | |
법사위가 또 정회됐다. 2시간여 한치의 양보없이 치닫던 여야 설전은 위원장의 정회 선포로 잠시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시간이 더할수록 여야 법사위원들은 위원장에게 발언권을 얻지도 않은채 공방을 펼쳤고, 더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최연희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한 뒤 양당 간사를 위원장 실로 호출했다.
이후 회의 속개 예정시간은 저녁 8시30분이며, 국보법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변경동의안 처리에 관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정을 넘기면 회의는 자동산회된다.
주성영, 김재경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보법의 법사위 상정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우리 당 주성영 의원이 '이번 상정이 무척 두렵다'고 솔직히 고백했는데, 나도 마찬가지 심정을 숨길 수 없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날치기 가능성을 떠나서 국민의 뜻을 읽고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수당이 돼서 국보법 폐지를 막아줄 수 있으면 뭐가 두렵겠나? 국민 뜻은 폐지하지 말라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우리 당으로서는 밀어붙이면 막을 방법이 없다." (김재경 의원)
같은 당 주호영 의원도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70% 이상이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 의견대로 폐지하면 대체입법이 될 때까지 공백이 생기는데, 집권여당이라면 이를 완전히 보완하고 상정하는 게 도리가 아니냐?"고 힐난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70% 이상의 국민 반대는 이미 옛날 얘기"라고 반박했다. 9월까지만 해도 국보법 폐지 반대여론이 월등했지만, 열린우리당이 지난 10월 '국보법 폐지-형법 개정'이라는 대안을 마련한 이후에는 찬반양론이 팽팽한 상황이 됐다는 주장이다.
정성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폐지 후 보완'(35.2%)과 한나라당의 '존속 후 개정'(35.3%)이 팽팽히 맞서는 지난달 29일 MBC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자꾸 여론조사 얘기하는데, 실제 여론조사는 팽팽하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오히려 "10월 국정감사 때 피감기관장들을 앉혀놓고는 국보법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어보느라 시간을 낭비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왜 정작 국회에서는 논의를 안하려고 하냐"고 반문했다.
주성영 의원은 최용규 열린우리당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 도중 끼어들었다가 최연희 법사위원장으로부터 "다른 의원의 발언을 옆에서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를 받기도 했다.
양측의 지리한 공방을 지켜보던 최 위원장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법안을 기습처리하지 않겠다는 보장책을 제시하면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간사들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있는 장윤석 의원은 "국보법 개정안도 제출하지 않고 폐지를 반대하는데 한나라당에서 무슨 계획이 있냐"는 최 위원장의 질문에 "저희 나름대로 복안이 있지만, 국보법이라는 집을 당장 포크레인으로 부수려는 것은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열린우리당 간사 최재천 의원이 "형사소송법학회에서 형법속에 이사갈 집이 있다고 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응수했고, 두 사람의 감정 공방 속에 법사위가 중단됐다.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4신 대체 : 3일 저녁 7시8분]
오후 4시45분께 법사위 속개... 여야 의원 30여명 대치
▲3일 오후 4시 30분께 속개된 국회 법사위는 국가보안법등 11개법안 상정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국회법에 따라 법안상정을 하라며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과연 56년을 끌어온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을까?
3일 오후 최연희 법사위원장의 일방적 정회 선포로 중단됐던 국회 법사위가 오후 4시45분경 속개됐다.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은 속개 예정시간인 오후 4시30분경 회의장에 들어왔고, 10분 뒤 한나라당 의원들도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열린우리당에서는 한명숙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장영달·홍재형·원혜영·이목희·김영춘·김현미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들이 법사위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방청석을 선점하고 앉아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에서도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필두로 20여명의 의원이 몰려와 최연희 위원장과 한나라당 법사위원 뒤편을 둘러싸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회의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야 의원들 뿐 아니라 수십명의 취재진에 당직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회의장을 가득 메우자 최 위원장은 "사진 촬영이 끝났으면 기자들은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 주변에서 "아니, 역사적인 순간인데 공개 해야지"라고 술렁이면서, 회의는 예정대로 공개로 진행됐다.
열린우리당 10여명 방청석 선점하자, 한나라당 20여명 위원장 뒤로 호위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회의가 속개된 이후 우윤근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에 법사위에 제출한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에 대해 부연설명을 했고, 이를 두고 여야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의 형식을 빌어 치열한 법리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안건상정에 있어 '간사와 협의하여 위원장이 정하도록 한다'는 국회법 규정을 들어 간사간 협의를 강조하는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과 협의가 안되기 때문에 소수자의 정신을 고려한 단서 규정(의사일정변경동의안)에 따라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측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위원장에 의해 합의된 중재안은 한나라당 요구대로 국보법 상정은 보류하고 열린우리당 요구대로 공정거래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런데 공정거래법이 처리된 직후부터 열린우리당이 태도를 변경해서 보류하기로 했던 국보법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앞으로 법사위는 간사간 합의 없이 문서로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국보법 폐지안과 함께 내놓은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에 관해서는 열린우리당 간사와 협의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법 71조에 따라서 국보법 폐지법안을 상정할 것에 대해 의안 변경 동의안을 냈고, 이은영 열린우리당 의원이 제청했기 때문에 표결하면 된다"며 "표결에 부칠 의무가 있는 위원장이 아무런 것 없이 정회를 선포한 것은 사회를 기피한 것으로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또 "왜 국보법 토론을 두려워하는가, 토론을 하자는데 간사간 협의가 왜 필요하냐"며 "다수 의원이 동의하는 만큼 오늘 법사위에서 상정하고 토론이 시작 되기를 희망한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왜 상정돼야 하는가" 최재천 의원, 20분간 일장 연설... 터져나오는 박수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국회법 99조에 의하면 의원은 동일의제에 대해 1회에 한해서만 발언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의 지연작전을 사전에 차단했다. 최 의원은 특히 20여분에 걸쳐 치밀한 법리적 논거로 국보법 폐지안 상정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등 장내 분위기를 압도해 눈길을 끌었다.
최 의원은 "국회법상 의원의 법안 상정은 당연한 의무로서 상정조차 안하는 국회가 무슨 의미냐"며 "예산 부수법안이 아니라며 처음부터 협의 자체를 봉쇄했으면서 지금와서 협의를 안했다고 상정을 반대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국보법 폐지안 상정에 대해 밤 새워 토론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상정은 빨리하되 토론은 밤 새워하는 게 국회법 정신"이라고 반박한 뒤, 1964년 국회 때부터 있었던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며 '전례가 없다'는 한나라당의 주장도 일축했다.
최 의원은 특히 "법안 상정 자체를 놓고 흥정하지 마라, 의사 진행권의 남용이다"며 "날치기도 적극적인 날치기와 소극적인 날치기가 있고, 살인에도 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굶겨서 죽일 수도 있는데,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자동 폐기될 때까지 국보법을 굶어 죽이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나라당이 국보법을 가지고 간담회를 하자고 하는데, 국회가 사랑방이냐"며 "뭐가 부끄럽고 뭐가 두려워서 간담회하나, 우리가 간첩이나 수구꼴통인가, 정당하게 여론 시장의 심판을 받아서 하자는 것이 국회법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의 일장 연설에 한나라당측 의원들은 굳은 표정을 지은 반면, 당초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러자 장윤석 의원이 최 의원의 발언에 끼어들며 "의사진행에 관련된 발언만 하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최연희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도 의사진행에서 벗어난 주제로 말했다, 그러니 가만있으라"며 오히려 장 의원을 제지했다. 최재천 의원은 "분위기를 다 깨버리네"라고 농담을 던져 장내에 웃음을 자아냈다. 최 의원은 "제발 상정해 달라, 토론은 강행하되, 처리는 강행하지 않겠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 지었고,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격하게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국가보안법을 상정하려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주성영 의원 "토론은 두렵지 않지만 상정은 솔직히 두렵다"
이어 발언에 나선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한글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느냐, 없는 내용을 가지고 저렇게 아름답게 포장할 수 있느냐"며 "다시 한번 만원짜리를 꺼내보면서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농담으로 말문을 열어, 참석자들이 크게 웃었다.
그러나 최연희 위원장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것은 좋은데 법사위가 희화화되면 안된다"고 주 의원에게 주의를 줬다. 주 의원은 "토론은 두려워하지 않지만 법사위 상정은 솔직히 두려워하고 있음을 고백한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일찌감치 회의장을 찾은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은 "예정된 지역행사를 취소하고 왔다"며 "(국보법이 상정되면) 나 혈압 올라 쓰러져 죽는다"고 말해 방청석에서 웃음을 자아냈다.
▲의원들이 설전이 계속돼자,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목이타는듯 물을 마시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3신 보강 : 3일 오후 4시16분]
열린우리당 "위원장 의사진행기피 계속되면 우리가 접수"
정회를 선포하고 나가려는 최연희 법사위원장을 제지해 겨우 속개시간을 받아낸 열린우리당은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하지 않는 것은 위원장의 권한남용"이라며 위원장의 의사진행방식을 성토했다.
이어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 기피한 경우에는 소속의원수가 많은 교섭단체 간사순으로 위원장 업무를 대행하도록 되어있는 국회법 50조3항에 따라 열린우리당 간사가 위원장 권한대행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국회법 71조에 따르면 의사일정변경을 한 명의 의원이 동의하고 이에 재청이 이뤄지면 바로 의안이 되거나 거수로 표결해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위원장이 마음대로 정회를 선포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약속한 대로 오후 4시30분 회의가 속개되지 않을 경우 국회법에 따라 열린우리당 간사가 위원장직을 대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과거 평민당이 야당일 때 여당의 힘에 밀려 위원장을 야당이 맡은 것이었는데 한나라당은 이 선례를 들어 위원장을 차지해서 의사진행을 했다"며 "사실상 야당꼴이 된 여당으로서 더는 법사위원장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공청회에 앞서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을 제출한 우윤근 의원은 "위원장이 분명히 공청회가 끝나고 논의하자고 했는데 속개시간을 밝히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포해버렸다"며 "국가보안법이 국회가 아닌 장외에서만 다뤄지는 것은 국회의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회의 속개를 촉구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약속 파기라며 여야 합의 후 국보법을 상정하기로 했다는 주장에 대해 "돌았습니까?"라고 정면반박하며 "열린우리당 하고 한나라당의 입장이 천양지차인데 어떻게 그런 약속을 했겠냐"고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위원장이 나가시면서 회의 속개를 밝힌 만큼 회의장에 들어오실 것이라 믿는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법안 처리 의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이후 법적 절차를 밟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천정배 원내대표의 의중을 전했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연희 위원장(오른쪽부터 두번째)이 호주제 관련 공청회 뒤 정회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나가려 하자 열린우리당 최재천 간사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맨오른쪽) 등이 회의 속개와 함께 국가보안법 상정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앞을 가로막고 있다.연합뉴스 양현택
한나라당 대책회의중... "여당이 강행하지는 못할 것"
열린우리당의 법사위 강행방침을 접한 한나라당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와 남경필 수석부대표, 법사위 소속의원들은 국회 원내대표실에 모여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김 원내대표는 "합의가 되는지 안되는지 두고봐야 하다"며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여당 주도의 법사위 강행을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론이 지배적이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위원장석을 점거할) 의지만 있으면 사실 여당이 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물리적 충돌과 함께 국회파행이 재연될 경우 야당보다는 여당이 입게될 정치적 부담이 더 크지 않겠냐는 계산이다.
법사위 소속 김성조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법사위를 강행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물리적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법사위 공정거래법 표결도 물리적으로 저지할 수 있었지만, 여야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넘어간 것"이라며 "국회법을 얘기하기 전에 여야 합의를 하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 | 노회찬 의원, 국보법 폐지 위해 국제형사재판소 의원모임 포기 | | | | 지난 1일 회의에서 의사일정변경안을 긴급동의해 국보법 폐지안 상정의 물꼬를 텄던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3일 법사위원회 회의 참석을 위해 국제형사재판소 의원모임도 포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법사위 정회 소동이 끝난 뒤 노 의원은 기자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밤 8시반 비행기로 뉴질랜드에 가서 이라크 침공에 대한 빨리 부시 미 대통령 전범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었다"며 "부시 전범재판도 중요하지만 오늘 일어난 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노 의원은 "오늘 정회 이후는 물론이고,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오늘 안 나타나면 내일도, 일요일도, 월요일도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하며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도) 개최할 정족수가 충분히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노 의원은 "위원장이 정당한 사유없이 안건 상정을 거부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전횡"이라며 "이것은 한나라당이 얼마나 명분없고 자신없는지를 고백하는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와 대변인은 하루가 멀다하고 '국보법 폐지는 문제가 있으며 국민 다수가 한나라당 견해에 찬성한다'고 하더니, 정작 정식적인 상임위 토론 제안은 탈법적으로 회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 | | |
[2신 : 3일 오후 2시55분]
최연희 위원장, 공청회 후 기습적으로 정회 선포
▲연합뉴스 양현택
3일 국회 법사위가 민법개정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 가운데, 사회를 보던 한나라당 소속의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오후 2시23분경 공청회 직후 서둘러 정회를 선포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최 위원장의 정회 선포는 여야 의원들의 동의 과정을 거치거나 속개시간을 정하지도 않은 채 순식간에 벌어졌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법사위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한 상태였고, 공청회가 끝난 직후 처리할 예정이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청회장을 나가는 최 위원장에게 "왜 맘대로 정회를 선포하나, 속개 시간을 정하라"고 고함을 질렀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도 최 위원장의 팔을 붙잡고 "도망가지 마세요"라고 제지했다.
최 위원장은 "식사를 해야할 것 아니냐"고 변명하듯 말했지만, 최 의원은 "밥이 중요한가, 회의가 중요한가"라고 쏘아붙였다. 최 의원은 또 "사회권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공청회장을 나가는 최 위원장의 앞을 가로막았고, 뒤편으로 장윤석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따라 붙으면서 의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은 최 위원장이 속개시간을 정하기 전까지는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그게 사회권이다"고 맞섰다.
벌떡 일어난 최재천 "왜 맘대로 정회 선포하나, 속개 시간 정하라!"
팔 붙잡는 노회찬 "도망가지 말라"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최 위원장의 막아선 최재천 의원의 팔을 잡아 끌며 "식당에 가서 (속개) 시간을 정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여기서 공개적으로 속개 시간을 정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기자들 수십명이 몰려들면서 공청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소식을 듣고 양당 원내부대표단이 몰려오면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을 왜 못나가게 해, 어딜 막아, 뭐하는 거야"라고 고함을 지르며 최 위원장을 뒤에서 밀어내기 시작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를 비롯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도 "정회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못나간다"며 최 위원장을 막았다. 결국 최 위원장은 "오후 4시30분에 속개하겠다"고 약속했고, 그제서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최 위원장의 길을 터줬다.
열린우리당은 최 위원장이 오후 4시30분에 속개하지 않으면, 민주노동당과 함께 단독으로라도 속개한다고 벼르고 있다.
| | "이거, 술 먹었어?" - "폭탄주 먹고 사람 팬 공안검사가..." | | | 몸싸움 와중에 오간 날선 발언들 | | | | "왜, 도망치듯이 나가나?"
3일 오후 2시23분경, 국회 법사위 주최로 민법개정 공청회가 열린 국회 145호실. 사회를 보던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공청회를 끝낸 직후 정회를 선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항의성 발언이 빗발쳤다.
천정배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임종인·장영달·홍재형·김현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거 공청회장으로 몰려왔던 것. 최 위원장을 가장 앞에서 막은 건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노 의원은 "도피 행각이다, 위원장 비겁하게 도망가지 마라"며 위원장을 붙잡았다.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 등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잠시 후 소식을 듣고 달려온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최 위원장을 둘러싸고 "위원장이 정회한다는데 무슨 짓이야", "길 막지 마"라며 최 위원장 구하기에 나섰다.
이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기자들과 의원들 30여명이 서로 실랑이를 벌이면서 곳곳에서 몸싸움과 폭언이 터져나오는 등 공청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법사위원은 아니지만 '지원방문'한 열린우리당 김현미·이목희·노현송 의원 등은 "못나가, 속개해"라고 거세게 항의하자 최 위원장은 "법사위원이 아닌 사람들이 들어오면 나는 사회를 안 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걸치고 온 이목희 의원을 향해 "이거, 술먹었어? 술 깨고 와라"며 시비를 걸자,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이 의원을 대신해 같은 당 노현송 의원은 "폭탄주 먹고 사람 두들겨 팬 공안검사가 반성도 없이…"라며 면박을 줬고, 김현미 의원도 "술 안 먹고도, 술 취한 소리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또 김현미 의원은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최 위원장을 향해 "내가 낸 (국보법 폐지)법안 상정 빨리해, (약속한 속개 시간에) 안 들어오기만 해 봐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곽성문 한나라당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뭐야, 저 여자…, 목청 높이는 저 여자, 어디 아줌마야"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 | | | |
[1신 : 3일 오전 11시59분]
"오늘은 반드시 상정!" - "그렇겐 못하지!"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 놓고 여야 충돌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