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위인전, 나쁜 위인전 구분이 필요 있나요?

모두가 공감하는 인물이 바로 '위인'입니다

등록 2004.12.03 16:13수정 2004.12.0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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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이는 위인전 읽고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구니?"
"저요? 허준이요!"
"가영이는?"
"저는 이순신이요!"

드라마의 영향때문일까? 뭔가 새로운 위인들이 아이들 입에서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뻔한 인물들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대를 걸고 한 아이에게 물었다.


"용진이는 누가 좋았어?"
"저는 장보고인데요."

최근 기증받은 책 중에서 위인전 전집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아직도 학교에서 위인전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니, 어린이 도서관에도 동네 분에게 기증을 받아서 책을 비치해 놓긴 했지만 탐탁치가 않다.

오래된 책이라 디자인과 종이질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책의 내용이다. 위인전 내용을 들여다보자. 주인공들은 어린 시절부터 뭔가 특출난 구석이 있으며, 으레 등장하는 시련과 역경은 구체적 과정없이 아주 간단하게 해결된다. 요즘 이러한 위인전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위인전이라는 말 대신 '인물이야기'라는 말을 쓰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a 아름다운농부 원경선이야기

아름다운농부 원경선이야기

최근 우리교육에서 나온 인물이야기 책은 <아름다운 농부 원경선이야기> <거미박사 남궁준이야기> <물고기박사 최기철이야기> <큰소리꾼 박동진 이야기> 등 색깔있는 인물이야기들로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야간비행에서 발행하는 어린이 진보잡지 <고래가 그랬어>에서는 전태일 만화를 연재하면서 아이들도 쉽게 새로운 인물들을 접하게 하고 있다.


어린이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이 말한 이순신, 장영실, 장보고, 허준 등의 인물 역시 다시 고증단계를 거쳐 제대로 그려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부모님들은 위인전이 무슨 필독 도서인 양 아이들에게 권하고는 한다. 그러나 자신은 읽지도 않은 채 아이에게 "이거 읽고 이순신처럼 너도 훌륭해졌으면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a 돌콩 노무현

돌콩 노무현

인물, 시대에 대한 관점이 잘 서술되어 있는지, 아이가 읽기에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 아이가 정말 본받을 만한 인물인지 잘 알아보고 단행본으로 위인전을 구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서관 책을 정리하다 위인전 코너에서 <돌콩 노무현>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어린 시절을 다룬 인물이야기인데 좀 섣부른 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아직 임기가 끝나지도 않고 그의 행적이 제대로 평가내려지지도 않는 시점에서 대통령을 미리 위인전의 반열에 올리는 것은 뭔가 석연치가 않았다.

좋은 위인전과 나쁜 위인전. 그 기준은 절대 모호하거나 어렵지 않다. 바로 당신이 읽었을 때 거부감이 들지 않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 그런 책이 바로 아이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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