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 단체 야간 산행에 대해 공개 사과

지리산 야간·단체 산행 뿌리뽑는 기계 삼아야

등록 2004.12.07 13:30수정 2004.12.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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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의 지리산 야간 단체 산행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나간 후, ㈜위아는 지난 6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12월로 예정되었던 단체 산행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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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산행 문화 전반에 대한 고찰과 반성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람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지리산 성삼재 구간은 차량으로 1500여m인 노고단의 코밑까지 올라갈 수 있어 새벽 도둑 산행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구례에서 남원으로 넘어가는 시암재와 성삼재도로는 6·25 이후 지리산에 잔류하고 있던 빨치산을 잡기 위한 군사도로로 만들어졌다. 이후 지리산 국립공원이 유명세를 타면서 이 도로는 포장됐는데 지리산 중턱까지 바로 갈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도로의 문제점은 산을 반으로 나누면서 생태계의 단절을 가져 왔다는 사실이다. 지리산 서북 능선상의 정령치도로로 인해 성삼재에서 정령치까지의 능선은 도로로 포위된 섬이 된 지 오래로, 도로를 기준으로 생태계가 분리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수많은 산짐승들이 가족이나 먹이를 찾아 산을 이동하다가 이 도로에서 자동차에 치여 죽기 일쑤이다. 많은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으로 인한 피해는 이미 관성화된 지 오래이다.

네티즌들은 지리산뿐만 아니라 전체 국립공원에서 일어나는 엽기적인 산행 문화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공원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의 산악회나 단체 위주의 산행에서 개인 및 가족 등의 소규모 산행으로 탈바꿈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리산생명연대(http://www.savejirisan.org)의 김혜경 간사는 "국립공원 탐방 문화 개선을 위한 다방면의 캠페인을 준비 중이며, 산행 중에 단체산행 행태나 시설물 이용 행태에 관한 사진들을 찍어 제보해 달라"고 덧붙였다.

㈜위아가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전문

늦었지만 사과말씀드립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당사의 지리산 단체산행과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먼저, 많은 부분 왜곡되고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의도와 달리 좋지 않은 결과를 발생시켜 지리산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저희로 인해 곤란함을 겪고 계신 국립공원 관리공단 관계자 여러분께 죄송스런 마음을 전합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사실확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곳곳의 게시판에 오르는 익명의 글들 중에는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억측과 오해의 글들도 있어, 저희 2000여 사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의 부주의함과 미숙한 진행으로 야기된 오해라 생각하고 반성의 자세로 돌아보겠습니다.

앞으로는 금번처럼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이동하는 산행은 지양하도록 하겠으며, 유사한 행사를 개최할 때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의 인원이 분산하여 산에 오르는 등의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말씀하셨듯이 지리산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그 소중한 지리산이 우리에게 느끼게 해 주는 가슴 뭉클함만 생각하고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참가하는 산행을 무리하게 실시한 점,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드리며 금번 시행착오를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아 추후에는 자연을 아끼며 우리의 뜻도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지리산을 찾겠습니다.

산을 사랑하시는 여러분!

부디 좋은 뜻에서 발생한 나쁜 결과에 대해 혜량을 베풀어주시기 바라며, 튼튼한 몸과 정신을 가진 위아주식회사는 앞으로도 지리산을 아끼고 보존하여 후대에 곱게 물려주는 길에 그 어떤 기업보다도 앞장서겠습니다.

2004. 12. 6.

위아주식회사 총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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