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동포 밀집거주지역 이스트우드 전철역윤여문
당초 무임승차 승객들에게 200호주달러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던 NSW주 당국은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나쁘게 돌아가자, 어쩔 수 없이 방침을 바꾸어서 레베카 터너가 '요금 거부의 날'로 정한 11월 22일을 '무임승차의 날'로 선포했다. 마침내 시민의 힘(people power)에 굴복한 것.
봅 카 NSW주 총리는 “전철이용자들의 불편과 분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스트라이크는 NSW주 전철시스템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다만 시민의 뜻을 존중하고 승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11월 22일을 무임승차의 날로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존 브로그던 NSW 야당 당수는 “만약에 야당이 집권하면, 75% 이상 정시운행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그 다음 날은 무조건 무임승차의 날로 삼겠다”고까지 말했다.
한편 영국 리버풀에서 온 여행객 로버트 콤부 부부는 “시드니 시민들의 시민의식이 참 놀랍고 부럽다. 리버풀의 전철운행 사정은 시드니보다 훨씬 나쁘다”라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시드니의 열악한 대중교통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기도 크기만 한 시드니 일원에 4백만 명 남짓한 인구가 흩어져서 살다보니 시드니는 항상 대중교통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철도예산 부족과 비능률적인 관리시스템 때문에 버스 전철 등의 '엉망 운행'이 만성화 되어버린 것. 그나마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치르면서 많이 개선한 상태가 오늘의 현실이다.
마침내 승리를 쟁취한 레베카 터너는 11월 22일, 캠페인 성공을 축하하는 전철승객들과 함께 출근하면서 두 가지 승리감에 젖었다. 하나는 봅 카 NSW주 총리의 적절한 응답이었고 또 하나는 항상 지각운행을 하던 전철이 그날은 정시에 운행된 것.
캠페인 시작 보름 만에 스타가 된 레베카 터너는 오랜만에 제 시간에 도착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런 방식의 캠페인으로 시드니 전철의 고질적인 파행운행을 고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그동안 제멋대로 운행되는 전철을 타고 다니면서 가슴앓이를 해왔을 시민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됐다면, 그게 더 큰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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