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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날이 추워지니 자연스레 따뜻한 곳을 찾게 됩니다. 어른들은 자꾸 몸이 움츠려드는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가 봐요.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에게 춥다고 교실 안에만 있으라고 하니 아이들이 답답할 수밖에요.
오늘은 며칠 전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방서 견학을 가는 날입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오늘 소방서 가는 날 맞죠?"
알면서도 자꾸만 물어 봅니다. 귀찮은 척 했지만 실은 참 귀엽습니다. 아무리 새가 귀엽다고 한들 아무리 꽃이 예쁘다고 한들 아이들의 재잘거림만 할까요.
소방서를 가려고 한 줄 기차를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또 얼마나 의젓했다구요. 아이들이 이야기 하는 걸 그대로 옮겨 보았습니다.
청주 서부소방서에 도착하니 소방관 아저씨들이 우리들 보고 "안녕" 하셨답니다. 먼저 비디오를 보았는데 불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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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소방관의 설명을 듣고 있다. ⓒ 허선행
소방차와 구급차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구요, 소화기 사용방법, 불이 났을 때 119로 전화하기, 산소마스크도 써 봤구요, 불이 났을 때 연기가 나니까 입과 코를 손으로 막고 엎드린 자세로 기어서 밖으로 나가는 것도 배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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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아이가 소방관의 도움을 받으며,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 허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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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발생시 대처요령을 실습하고 있는 어린이들. 그 표정이 자뭇 진지하다. ⓒ 허선행
엎드려서 가려니까 다리도 아프고 힘들었어요. 아이들은 불이 났을 때 불을 끌 생각하지 말고 피하래요, 어른에게 빨리 알려야 한대요.
소방관 아저씨가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 보래니까요, 제 친구가 "소방서에 불이 나면 어떡해요?" 하니까 소방관 아저씨가 큰 소리로 웃으셨답니다. 우리는 꼬마 소방관이 되었습니다. 아저씨들과 똑같이 옷을 입혀 주셨어요. 옷이 무거워서 "빨리 벗겨주세요" 했어요.
-끝-
아이들은 물이 든 소화기로 불을 끄는 게 가장 재미있나 봅니다. 물총 놀이하는 것처럼 신이 나서 쏘아댑니다. 표정이 개구쟁이죠? 아무튼 불이 얼마나 고맙고도 무서운 건지, 소방관 아저씨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아이들이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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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기 사용법을 체험하고 있는 어린이들 ⓒ 허선행
돌아올 때 씩씩한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꼬마 소방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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