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동지들 "이젠 서로 돕자"

'민주화운동공제회', 발기인대회 통해 창설 박차

등록 2004.12.10 00:39수정 2004.12.1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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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각계인사들은 "일제의 압제에 맞선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이 간난신고의 세월을 보냈듯이 민주화운동가들의 배우자와 그 자녀들에게 가난과 고통의 대물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아래 작은 힘들이나마 한데 모아 서로 돕기로 했다.
196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각계인사들은 "일제의 압제에 맞선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이 간난신고의 세월을 보냈듯이 민주화운동가들의 배우자와 그 자녀들에게 가난과 고통의 대물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아래 작은 힘들이나마 한데 모아 서로 돕기로 했다.이민우

1960∼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인사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동료들을 돕는 등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민주화운동공제회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유영표)는 9일 오후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에서 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공제회 창설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발기인대회에는 박형규 목사와 이소선 여사(전태일 열사어머니)를 비롯해 임기란 민가협 고문 등 각계인사 270여명이 참가했다. 발기인으로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김성수 성공회 주교, 안병욱 교수, 황지우 시인, 이창복 전 의원, 효림 스님 등 각계 인사 753명(9일 현재)이 참여하고 있다.

대회 참가자들은 발기선언문을 채택해 "일제의 압제에 맞선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이 간난신고의 세월을 보냈듯이 민주화운동가들의 배우자와 그 자녀들에게 가난과 고통의 대물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작은 힘들이나마 한데 모아 상부상조할 수 있는 공제회를 결성하자고 밝혔다.

이들 발기인들은 또한 "공제회는 함께 어울리는 민주동지들의 한마당이며, 함께 만드는 희망의 밝은 생활 공동체"라고 강조한 뒤, "형편이 나은 사람은 나은 대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어려운 대로 공제회의 깃발 아래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영표 준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 여러 어르신들께서 1시간 전부터 오시는 등 참으로 많이 참석해 주셨다"며 "공제회 일은 꼭 해야 할 일, 꼭 해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향약, 두레, 계 등의 조직을 통해 서로 돕고 사는 지혜를 보여줬었습니다. 민주화운동공제회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우리들 스스로가 상부상조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함세웅 신부는 "어제(8일) 2기 의문사위 활동보고 자리에 참석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직도 우리가 청산해야 할 과거의 일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함세웅 신부는 "어제(8일) 2기 의문사위 활동보고 자리에 참석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직도 우리가 청산해야 할 과거의 일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이민우
축사를 맡은 함세웅(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신부는 "이 시간은 어려웠던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던 초심을 되살리고 다짐하는 자리"라며 "선배, 동료, 후배들과 마음도 나누고, 물질도 나누며 우리의 운동을 한 단계 승화시켜 나아가자"고 말했다.

"70년대에 고생하셨던 분들이 공제회를 만들기로 계획을 세우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도 공제회에 함께 하겠습니다. 치열했던 때의 열정과 뜻을 모아 어렵게 살고 있는 옛 동료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함 신부는 또 "어제(8일) 2기 의문사위 활동보고 자리에 참석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직도 우리가 청산해야 할 과거의 일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70-80년대 고난의 현장 못지 않게 노력하시는 분들과 조금도 변하지 않은 답답한 현실이 있었습니다. 박정희에서 전두환 독재로 이어진 세력들, 한나라당과 기무사와 검찰 등에 관계된 사람들이 개혁을 원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고해 주셨습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실제로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었던 것입니다."

이어 진행된 창립총회 준비위원회 구성을 위해 참가자들은 유영표 씨를 창립총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하였다. 이에 따라 창립총회 준비위는 이날부터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가 정관(안) 작성과 사업계획·수지예산서(안) 작성, 교육계획 수립·집행, 홍보계획 수립 등 창립총회를 준비하게 됐다.

공제회 회원 자격은 60년대부터 80년대 말까지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들과 그 직계 가족이나, 민주화운동에 적극 동참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은 사람 등이다. 회원가입비는 1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이며, 회원은 매월 5천원(1구좌) 이상 50만원(100구좌) 이하까지 적립금을 낼 수 있다.

공제회 유영표 창립총회 준비위원장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셨던 분들과 그 가족 중에 너무나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한 뒤, "상부상조의 설립 취지에 따라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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