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곧 우주에 신호를 보내는 일?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를 읽고

등록 2004.12.18 13:56수정 2004.12.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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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글쓰기는 어려서부터 하나의 버릇이었다. 중학교 3학년부터 써온 일기는 50세가 넘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쓴다는 것'에 대한 어떠한 목적 의식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무슨 소설을 쓰겠다거나 수필가가 되려는 목적은 더더욱 아니었다. 학교에서 일기를 권장하기도 했고 쓰다보니 몸에 배었다고 할 수 있다.


내성적인 나는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게 인간관계였다. 나는 항상 외로웠다. 또 사람 사이에서 영원한 신뢰 관계란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마음을 주어도 상대는 언젠가 나에게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사람을 사귀더라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다보니, 그 사람이 배반을 하거나 실망을 주어도 별로 큰 상처를 입지 않는 소극적인 인간관계가 이뤄져 왔다.

그래서 나는 더욱 쓰기에 집착을 했다. 일기를 쓸 때 또는 농부들이 깨를 털듯 종이 위에 내 마음의 스트레스를 털어놓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쓰기는 내 안에 잠재된 또 다른 나와의 대화였다.

지금까지 일기를 써왔지만 가장 쓰기가 어려웠던 때는 군대 시절인 것 같다. 부대는 강원도 화천의 백암산에 있었다. 여유가 없는 군 생활이었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어 짧은 일기를 메모지에 쓰고는 했다. 그러나 전방부대의 보안상, 편지 또는 다른 기록 거리들을 가지고 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기록의 창고에 가장 젊은 시절의 고생스러웠던 군생활의 기록이 없다는 게 가장 아쉽다.

지금까지 나에게 쓰기에 대한 어떤 분명한 가치를 심어줄 만한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쓰기에 대한, 어떤 분명한 가치를 가르쳐 준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가 지은 <종이 위에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라는 책을 찾고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a 책의 표지

책의 표지 ⓒ 조갑환

이 책의 저자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박사는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놀라운 기록의 힘'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으며, 기록이 갖는 효과와 기록을 통해 꿈을 실현시키려는 사람들을 위하여 개인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기록이 가지는 힘은 실로 광대하며 종이와 펜만 있다면 누구나 삶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쓰는 행위는 우주에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표현하게 되면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생각을 사람들은 '우주로부터의 메시지' 혹은 '우주와의 교섭'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쓰기를 통해서 우주에 신호를 보내고 우주의 에너지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서 문제해결을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목표를 기록하라. 그러면 당신이 보낸 신호를 다른 곳에서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그녀는 또 삶의 기적은 작은 노트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설계도 없이 집을 지을 수 없듯이 계획일지 없이 인생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계획을 기록하고 이것을 필기구와 함께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두뇌가 보내는 정보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스스로에게 인식시키는 것과 같으므로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즉시 적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단지 기록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칠 듯이 원하는 것을 편지로 써라"라고 가르친다.

미혼자들은 미래의 배우자상을 그리며 편지로 쓰면 그런 배우자가 결국 제 곁에 나타나 준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종교를 가진 신앙인들이 신에게 기도를 통해서 소원을 간절히 간구하고 그 기도를 응답받는 행위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일기 쓰기는 근심을 묶어두고 두려움을 없앤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기운들은 소화불량만 일으킬 뿐이다. 부정적 감정을 기록하는 일은 단어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쏟아내서 그 기운이 정신이나 신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커다란 행운, 아주 특별한 사건은 그저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신의 꿈을 종이 위에 기록하면서 간절히 원하면 우주에서 주는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 꿈을 실현 시키는 기록의 힘

헨리에트 앤 클라우저 지음, 안기순 옮김,
한언출판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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