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안에서 부지런히 홍보물을 나누어 주는 의원들김지훈
한참 선전물을 나누어주고 기자들이 사진을 찍어대니까 한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어느 여린 비구니 스님이 양해도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 주위에 어떤 남자 승객도 불만인지 잘 들리지 않는 한 마디를 하고 있었다. 그 다음에 어떤 아주머니가 나서더니 군의원들을 국회의원으로 알았는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는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국민 세금 받아 처먹고 하라는 일은 안하고 왜 여기까지 와서 난리예요. 국회의원들이 뭐하는 겨."
"국민들은 지긋지긋해요. 국회의원들끼리 싸우는 걸 보면…."
아까부터 불만이 있던 스님이 힘을 얻었는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어디에서 왔는데 말도 없이 맘대로 사진 찍고 그래요. 사진을 찍으려면 먼저 허락 받고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그렇다고 여기서 의지가 꺾일 수는 없었다. 사람들이 국회의원들인 줄 알고 벌떼들처럼 달려들었던 것이다. 역시 국회의원들은 국민들한테 원성을 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심이 이렇다는 걸 국회의원들은 알고 있을까? 아직도 국회는 아귀다툼이고 국민들이 이렇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
"아, 죄송합니다.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저희는 연기군의회에서 나온 의원들입니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신행정수도 지속 추진과 수도권 과밀해소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이렇게 나왔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이해 해주십시오…."
그중 어느 의원이 승객들한테 사과를 했다.
KTX로 대전에서 서울까지
대전역에 도착했다. 그 시간이 10시 20분. 그 다음은 서울행 KTX였다. 시속 300km로 달린다는 KTX.
KTX 열차에 오르자 열차는 부드럽게 미끄러져 갔다.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한숨을 한 번 돌리는가 싶었는데 벌써 신탄진을 지나가고 있었다. 역시 KTX는 속도가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