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를 주장하는 여야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주제의 연내 폐지 관철을 위한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남성 국회의원 152명이 27일 오전 10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제 폐지 연내처리를 호소했다. 이날 호주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민법개정안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됨에 따라 남성 의원들이 측면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형주·우원식·유기홍·이계안·이목희·이인영,(열린우리당)·고진화·박세환·박형준(한나라당)·노회찬·조승수(민주노동당)·이상열(민주당) 의원 등 각 당 남성 의원 1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유승희·이경숙(열린우리당)·김애실·이계경·진수희(한나라당)·심상정 의원 등 여성의원들은 격려차 '금녀'의 기자회견장을 방문해 동료 남성의원들의 호주제 연내 폐지 선언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여성 의원들은 기자회견에 늦게 오는 남성 의원들을 부르며 "빨리 와야지"라며 참석을 재촉했고, 각 의원들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박수로 격려의 뜻을 나타냈다.
기자회견 사회는 이례적으로 정치인이 아닌 배우 권해효씨가 맡아 눈길을 끌었다. 평등가족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권씨는 "호주제 폐지에 찬성하는 남성 의원이 152명으로 (전체 의원의) 과반수가 넘었는데, 그동안 왜 폐지 안됐는지 모르겠다"며 연내 처리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남성 의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호주제는 가부장제의 재생산을 통한 여성통제로 실제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호주제가 15대, 16대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17대까지 온 것은 우리 역사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은 "사실 어젯밤에 아내가 기자회견 반드시 가야한다고 해서 왔다"는 농담으로 말문을 연 뒤 "호주제 폐지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니 올해 안에 호주제를 박물관으로 보내자"고 당부했다.
박세환 한나라당 의원은 "시대정신에 따라 제도가 다양한 가족형태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호주제 폐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상열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은 일관되게 호주제 폐지 주장해온 만큼 이번에도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당론을 재확인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호주제와 국가보안법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흉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법사위 소속인 노 의원은 "호주제 폐지를 내놓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고 심사소위에서는 다수가 찬성이지만, 호주제 존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막무가내여서 이후 낙관이 쉽지 않다"고 전하며 "온몸을 던져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