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선에서 처리하겠다"

김원기 의장, 28일 저녁 여당 지도부와 만찬회동서 밝혀

등록 2004.12.28 23:20수정 2004.12.2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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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국회의장이 28일 저녁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만찬에 초청한 가운데 뒤늦게 도착한 천정배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28일 저녁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만찬에 초청한 가운데 뒤늦게 도착한 천정배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2004년 마지막 임시국회 회기를 이틀 남겨놓은 가운데 4대 개혁법안의 연내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제히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원기 국회의장은 28일 저녁 7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만나 4자회담 및 주요 쟁점 법안 처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여당 지도부에게 이렇다할 답을 하지 않은채 "나로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선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2시간20분에 걸친 만찬회동을 브리핑하며 김 의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김 의장은 남은 이틀동안의 의사일정과 관련해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낫겠다"며 현재 여야 대치상황에 대해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장은 천정배 원내대표가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보낸 서한에 대해 "잘 읽어보았다"며 "언론에도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 일제히 의장 결단 촉구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국회의장과의 만찬에는 김덕규 부의장과 이부영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홍재형 정책위의장, 이미경·한명숙 상임중앙위원, 민병두 기획위원장,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박영선·김현미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만찬에 참석한 이부영 의장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일제히 의장에게 4대 개혁법안과 '한국형 뉴딜' 투자 3법에 대해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연내처리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부영 의장은 "이념논쟁은 올해로 끝내고 내년으로 가야 한다"며 "이번 국회에서 개혁법안을 처리하고 내년에는 노사정대타협 등 국정의 분위기를 경제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논리가 소진될 정도로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직권상정의 명분도 쌓였다, 상임위나 대표회담 등을 통해 더 이상 논의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경 의원은 "대표회담도 했고 국회의장의 신중한 의지도 표현이 되었다"며 "국보법 처리를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미루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의원 역시 "이제는 직권상정을 해야 한다"며 국회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의원들의 이 같은 요구에 김원기 의장은 "잘 들었다, 고려하겠다"는 수준에서 말을 아끼며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4자회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알려졌다.

김 의장 측근 "요즘 단단히 화가 나있다"

국회의장의 한 측근은 "요즘 의장님이 단단히 화가 나있다"며 "갖가지 요구를 차단하며 4자회담 등을 통해 타협을 종용했는데 신의성실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단히 실망하셨다"고 의장의 심기를 전했다.

특히 이 측근은 한나라당이 국회 교육위에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상정만 하고 논의를 내년으로 미룬 것에 대해 "4자회담에서 합의된 것을 바로 다음날 어겼다고 대단히 분노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측근은 "김 의장은 더이상 4자회담을 종용할 의사가 없다"며 "선수가 뛰지 않는데 언제까지 감독이 선수를 물가에 데려다 주냐"고 말했다.

끝으로 이 측근은 남은 이틀 동안의 의사일정과 관련해 "30일 본회의에서 이라크파병기간연장동의안과 예산안 처리는 확정되었다고 봐야 한다"며 4대 개혁법안 등에 관한 직권상정에 대해서는 "매우 고심중"이라는 선에서 김 의장의 '복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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