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딸기1호 '매향', 세계명품에 도전

논산지역 매향딸기농가 100가구 매향딸기 명품화사업단 활동

등록 2004.12.29 16:55수정 2005.01.0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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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태를 뽐내고 있는 매향. 논산시 부적면 이부석 씨네 농장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매향. 논산시 부적면 이부석 씨네 농장에서윤형권
지난 2002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토종 딸기 1호인 ‘매향(每香)’이 세계 딸기 시장에 ‘명품’도전장을 냈다.

매향은 논산딸기시험장(장장 김석수) 김태일(46) 박사팀이 1998년부터 연구 개발을 시작하여 지난 2002년에 육묘 재배에 성공한 국내 최초의 딸기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는 딸기는 장희, 육보 등 대부분 일본 종자다.

현재 전국의 시설 딸기 재배 면적은 7451ha, 이중 매향은 전체 딸기재배 면적의 약 8.6%인 600ha이지만 딸기 재배 농가들이 매향을 선호하고 있어 육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3년내에 전국의 딸기 재배 면적의 50~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향은 향과 당도가 기존의 딸기에 비해 월등하게 앞선다. 특히 향기(1~9)는 장희(2), 육보(4)보다 훨씬 뛰어난 6등급이다.

딸기의 경도(단단한 정도)도 중요하다. 딸기는 90%가 수분이다. 따라서 유통 과정에서 경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상품성이 좌우된다. 특히 유통 과정이 긴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경도가 상품 가치의 중요한 요인이다. 그런데 매향은 경도(g/φ5mm)에서도 249.0으로 장희(176.0)와 육보(224.0)보다 앞선다.

이처럼 매향은 향과 당도, 경도에서 기존 일본 종자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일본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매향의 이런 우수성으로 ‘대박’을 터트릴 것을 예감한 딸기 농사꾼들이 뭉쳤다.

각 농가에서 수확한 매향은 이곳(논산시 성동면)에서 선별하여 포장한다.
각 농가에서 수확한 매향은 이곳(논산시 성동면)에서 선별하여 포장한다.윤형권
논산지역의 매향딸기재배 100여 농가들이‘매향딸기 명품화 사업단’을 자체적으로 구성한 것. 매향딸기 명품화 사업단(이하 매향사업단)은 지난 7월 발족했는데, 매향딸기재배 100여 농가, 논산딸기시험장, 매향딸기포럼, 딸기 전문유통업체 등이 참여했다.

딸기재배농가는 생산에 전념하고 시험장에서는 딸기육묘개발과 병해충에 대한 연구를 한다. 대학 교수와 전문가들로 구성한 매향포럼은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며 유통 회사는 매향 딸기를 제값으로 받으며 내수와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매향딸기의 포장 상자 디자인에서부터 선별 작업까지 모두 각각의 역할이 나뉘어져 있다.

매향사업단은 시설원예 산업분야에서 산·학·관·연 클러스터를 형성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향사업단은 사업 1차년도인 2004년 11월~2005년 4월까지 650톤을 생산하여 이중 100톤을 수출하여 50만불을 벌어들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향을 개발한 김태일 박사(왼쪽), 매향딸기(중앙), 명품화사업단의 총무인 조명연씨와 논산딸기시험장 이원근씨
매향을 개발한 김태일 박사(왼쪽), 매향딸기(중앙), 명품화사업단의 총무인 조명연씨와 논산딸기시험장 이원근씨윤형권
매향사업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원근(45·논산딸기시험장)씨에 의하면 “매향의 탄생은 우리 나라 딸기 재배의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입니다. 우수한 신품종으로서 농가 소득은 물론 수출 경쟁력 확보를 한 것입니다”며 매향 딸기의 개발의 의미를 말했다.

이씨는 또“특히, 2006년부터 적용되는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에 의해 딸기도 로열티를 물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딸기가 일본 종자였는데 매향이 탄생함으로써 로열티 지출을 막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며 매향 딸기의 전망을 말했다.


우리 나라의 시설 딸기 재배는 수확 기간을 기준으로 11~3월 말까지 수확하는 ‘촉촉성’, 12~4월 말까지 수확하는‘촉성’, 2~5월까지 수확하는 ‘반촉성’으로 나뉜다. 이중 매향은 12월부터 생산하는 ‘촉성’딸기이다. 딸기는 수확 기간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따라서 현재 논산딸기시험장에서는 매향 딸기의 앞과 뒤를 연결해 주는 촉촉성과 반촉성재배용을 개발하여 농가 재배 시험 중에 있다.

장희(왼쪽)와 매향(오른쪽)
장희(왼쪽)와 매향(오른쪽)윤형권
논산시 부적면에서 7년간 천적을 이용해 딸기 재배를 하고 있는 이부석(55), 전정순(53)씨 부부는 시설 하우스 3500평 11동에서 매향 3동, 장희 4동, 신품종 4동이다.

“매향은 확실히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일반 유통에서는 장희나 육보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제값을 못 받지만, 고급 백화점에서는 1000~1500원/㎏을 더 받습니다. 그런데 매향의 육묘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도 한 묘당 250원으로 장희나 육보의 150원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며 매향의 우수성을 말하며 보완점을 지적한다.

매향의 탄생은 우리 나라 딸기 농사의 자주 독립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산 딸기종자 1호인 매향이 세계적인 명품 딸기가 되려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연구 과제가 많다. 매향을 개발한 논산딸기시험장은 충청남도 산하연구기관이다. 2004년도 예산이 고작 7억에 불과하다. 장장을 비롯한 연구원은 6명으로 인건비를 제외하면 연구 개발비는 턱없이 모자라다. 매향과 같은 국산종자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체계적이고도 효과적인 육성책을 정부에서는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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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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