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싸워야 하는가?

법철학자 예링의 <권리를 위한 투쟁>

등록 2004.12.29 17:54수정 2004.12.2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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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자 예링은 자신의 저서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권리'를 이렇게 말합니다.

"권리는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한다. 권리는 주어지는 게 아니다. 각자의 투쟁을 통해 쟁취하는 것이다."


<권리를 위한 투쟁>은 법률 교양서입니다. 그래서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책입니다. 법학을 전공한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없는 책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감히 이 책을 <오마이뉴스> 독자에게 소개합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권리는 주어지는 게 아니라 쟁취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예링은 말합니다.

"불법을 감수하지 마라. 그것은 가장 큰 죄악이다.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의무 위반이기도 하다. 법은 힘이다. 힘은 권리에서 나온다. 권리는 인간의 실존조건이다. 생명권, 신체권, 재산권, 자유권, 명예권, 인격권…. 이들 모두는 인간에게 부여된 천부의 권리들이다. 이것 없이는 인간은 인간으로서 생존할 수 없다."


다시 예링은 주장합니다.

"법의 목적은 평화지만 그 수단은 투쟁이다."

그렇습니다. 저 역시 지금껏 권리에 둔감했습니다. 애써 권리를 외면했고 때로는 포기하며 살았습니다. 물론 저만 그렇게 살아온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저는 다시 예링으로 돌아갑니다.

"각자에게는 고유한 권리가 있다. 군인에게는 명예가, 농부에게는 토지소유권이, 상인에게는 신용이란 권리가 있다. 각자는 자신들의 고유한 권리를 지켜야 한다. 누구든 자신의 권리를 잃으면 그는 동료들로부터 무시를 당한다. 이런 이유로 모든 사람은 권리침해에 맞서 싸워야 한다. 필요하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싸워야 한다."



예링은 모든 독재를 개인의 권리 침해와 개인의 무권리 상태에서 온다고 보았습니다. 한 국민의 대내외적인 정치적 지위는 그 국민의 도덕적 정신과 일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는 개인의 법 감정을 국민의 건강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예링은 1818년,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법에 있어서 목적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법을 생활과 일치시킴으로서 법사회학의 길을 열었습니다. 그는 권리의 내용을 이익으로 보았습니다. 법에 의하여 보호된 이익이 바로 법적 권리라고 했습니다.


'권리를 위한 투쟁'이 '이익을 위한 투쟁'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링은 200여년 전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는 우리에게 유효한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주위를 한 번 돌아보십시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이 때문에 예링의 다음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지 모르겠습니다.

"투쟁은 권리의 영원한 작업이다. 투쟁 가운데서 너는 너의 권리를 발견하여야 한다."

권리를 위한 투쟁

루돌프 V.예링 지음, 윤철홍 옮김,
책세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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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맞는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는 수필을 즐겨 씁니다. 가끔씩은 소설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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