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김상희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헌섭 부장판사는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집하면서 지분변동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된 정상영 KCC 명예회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여러 펀드를 동원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집하면서 회사 관계자들에게서 수시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여 보고의무를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형식상 지분변동 보고의무가 이들 펀드를 운영한 신탁회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의결권은 피고인이 갖고 있는 이상 피고인이 지분변동 보고의무를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우회적.간접적 방법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한 것은 증권시장 투명성과 공정한 경영권 경쟁을 유도하려는 증권거래법 취지를 위반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피고인이 적대적 M&A를 포기했고 현정은 체제를 승인한 점 및 추가 범죄는 없었던 점 등을 고려, 징역형 대신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정 명예회장은 작년 8월 정몽헌 전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사망 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그룹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뮤추얼펀드를 동원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집하면서 상장법인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자는 1% 이상 지분변동이 생기면 5일 이내에 변동내용을 신고토록 한 `5% 룰'을 5차례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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