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들 "군검찰관 보직해임은 진실규명 포기"

30일, 기자회견 열어 공동변호인단 구성 등 입장표명

등록 2004.12.30 12:12수정 2004.12.30 12:24
0
원고료로 응원
a 30일 오전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군검찰관 보직해임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30일 오전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군검찰관 보직해임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 강이종행

'군장성진급비리 의혹' 파문이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보직해임된 3명의 군검찰관에 대한 인사소청 심사가 오후 2시 예정된 30일 오전 군법무관 출신 45명의 변호사들이 "군검찰관 보직해임은 부당하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이들 변호사들은 인사소청 결과 보직해임이 결정되면 이미 결성된 민변출신 5명의 공동변호인단과 함께 군검찰관들에 대한 법률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결의했다.

"군검찰관 보직해임 부당... 진실규명 포기하는 것"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변호사들은 호소문을 통해 "수사능력이나 기타 법률적 이유가 아닌 사건 수사의 본질과 상관없는 지엽말단적인 이유로 수사진을 보직해임 시킨 것은 진실규명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언행에 부적절한 점이 있었다면 수사 종결 뒤 확인을 거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거 병역비리 수사 등에서 보았듯이 중간에 수사팀을 교체하는 경우 수사의 연속성이 깨져 수사는 용두사미로 끝날 우려가 크다"며 "이렇게 보직해임이라는 자의적이고 비합리적인 인사권 행사는 인사권 남용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군검찰관들이 장성급 인사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청한 것은 군의 특수성을 해치는 수사권 남용이 아니라 엄정한 법집행 의지로 이해해야 한다"며 "군이 본질적인 문제해결이 아닌 언론플레이 및 희생양 삼기를 통해 사건을 무마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인사비리에 대한 끊임없는 의혹은 군의 인화단결을 해칠 뿐 아니라 군인들이 자신들의 본분인 국방의 의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진급이라는 부차적인 문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 "인사에 승복하지 못하는 군인들이 군을 위해 헌신하지 않을 것임은 불문가지이며 왜곡된 인사시스템은 군내 사조직 결성이나 줄서기 폐해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외국 사례를 통해 현 군의 문제를 짚기도 했다. 이들은 "독일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 군대는 군인들에게 군정·군령권을 포함한 모든 지휘권이 법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임을 즉, 국민이 군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군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교육하고 있다"면서 "군의 특수성이라는 논리로 모든 구조적 비리로부터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밖에 일부 언론에서 수사에 대한 진실을 왜곡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들은 "변호사로서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의 수사, 군사법개혁을 위한 협상용 수사 등 수사의 대의명분을 흐리려는 추측성 보도와 수사 중 인권침해, 강압수사, 군검찰관들의 언론플레이 등에 대한 보도는 확인결과 악의적인 오보로 밝혀졌다"고 일부 언론을 비판했다.

"선진국, 국민을 위해 군 존재 교육... 일부 언론, 사실 왜곡 유감"

이날 기자회견은 이번 진급비리 의혹 사건 전개과정을 걱정하며 최근 만들어진 '군의 법치주의 정착을 바라는 예비역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모임' 주최로 이뤄졌다. 이 모임은 최근 전역한 9기와 10기 법무관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공동 대표인 김의형(법률사무소 그린) 류관석 변호사(류관석 법률사무소)를 포함 전용우 변호사(소원) 등이 참석했다.

류 변호사는 이번 회견의 취지에 대해 "군검찰의 수사는 원칙과 절차에 의해 보장돼야 하는데 수사를 받는 기관이 맞대응한다면 계급도 낮은 검찰관들의 수사의 진행이 어렵다"며 "군검찰관들의 수사에 힘을 실어주고 적법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회견을 자처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병역비리 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이번 건과 비슷한 이유로 도중에 하차했다는 김 변호사는 "이후 여러번 수사진이 바뀌면서 진실이 왜곡되고 결국 병역비리 자체가 용두사미가 되는 것을 경험했다"며 "인사문제의 특성상 오랜 수사가 필요한데 가장 먼저 수사를 맡은 검찰관이 끝까지 수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참여연대와 민변이 기자회견을 통해 "성역 없는 수사와 보직해임 철회" 등을 촉구했고 경실련 등 시민·사회 단체도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의 공정한 수사와 군인사비리 척결 등을 주장한 바 있다. 또 지난 28일 열린 국회 상임위 법사위와 국방위에서도 이 문제가 화두로 떠올라 '군장성진급비리 의혹'에 대한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정선 한 카페 구석에서 발견한 먼지 쌓인 보물
  2. 2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쓰레기 몰래 버리던 공간, 주인의 묘안이 놀랍다
  3. 3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신입사원 첫 회식... 선배가 데려간 놀라운 장소
  4. 4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단독] 구독자 최소 24만, 성착취물 온상 된 '나무위키' 커뮤니티
  5. 5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뉴욕 뒤집어놓은 한식... 그런데 그 식당은 왜 망했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