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력 양성은 기업성장 ‘급행열차’

[연중기획] 유리천장깨기 프로젝트 ① 삼성SDS

등록 2004.12.30 14:37수정 2004.12.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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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이 기자]2005년 기업 내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는 ‘유리천장’깨기. 여성계와 노동부의 노력으로 기업의 채용과정에서 성차별적 요소는 현저하게 줄어든 반면 여성들은 입사 후 승진, 발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는 관계와 소통, 화합과 평등, 비전과 열정을 가진 여성들의 리더십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우먼타임스>는 미래의 지도자인 여성관리자 양성을 위해 ‘적극적 조치’를 도입한 노동부 고용평등국과 공동으로 기업들이 여성관리자 및 임원 육성을 위한 교육 등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 현장을 탐방, 연중기획으로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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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여성들의 네트워크 파워가 유리천장을 뚫을 기세다. 삼성SDS(대표이사 김인)가 지난 12월 21일 과장급 이상 여직원 180여명을 대상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여성리더’라는 주제로 ‘2004 삼성SDS 여성 리더 콘퍼런스(Women Leaders` Conference)’를 성공적으로 개최, 기업 내 여성리더들의 파워 네트워크를 과시했다.

삼성SDS에 이어 하이닉스 반도체 등도 잇달아 이런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여성인재들의 치맛바람은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행사는 차세대 여성 리더인 간부급 여직원들이 서로 역할모델을 발견하고 인적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삼성SDS의 김인 사장과 장연아 상무를 비롯해 <우먼타임스> 신숙희 사장, 양승주 노동부 고용평등국 국장, 조형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 원장, 강우란 삼성경제연구소 박사 등이 참석해 여성인재의 생존전략과 활용 방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나누었다.

평소 자사 삼성SDS를 “여성인력으로 더욱 빛나는 회사”라고 지칭해온 김인 사장은 이날도 삼성그룹 내 주류로 성장하게 된 여성 인력의 역할과 비중을 강조하면서 “그룹 내 여성 CEO가 나온다면 SDS가 제일 먼저 일 것”이라고 밝혀 지지를 받았다.

김 사장은 이어 “‘in spite of’와 ‘because of’는 똑같이 뒤에 이유나 원인을 나타내는 표현이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며 “이제는 ‘여성이기 때문에’보다 ‘여성이지만’이란 시각으로 남자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지혜와 방법을 찾자”고 강조했다.

SDS 최초의 여성상무로 발탁된 장연아 상무는 이날 후배들로부터 ‘베스트 멘토’로 꼽힐 만큼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남겼다. 장 상무는 “기업이 ‘글로벌화’에 속력을 내면서 5년 내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여성리더들이 대거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리더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아 구성원들이 함께 따라오고 화합할 수 있도록 ‘비전’을 내다보면서 전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기업 내 여성인력 활용 문제, 조직문화와 여성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열린 패널토의에서 참석자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 보육의 어려움, 남녀사원 간 갈등, 조직문화 적응 등에 대해 실질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조형 이화리더십개발원장은 “육아를 가족 단위에서 일종의 프로젝트로 받아들여 낳고 키우는 것을 함께 계획할 필요가 있다”며 “일하는 엄마가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해 미안해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친구처럼 발전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승주 노동부 고용평등국장은 “일과 승진을 욕심내면서 육아·교육까지 잘 하려고 하는 수퍼우먼, 모범생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나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이의 잠재력을 믿게 되면 아이도 나의 힘듦을 돌볼 능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장연아 상무는 “기업에서는 결국 남녀 성별 차이를 떠나 비즈니스 결과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이 글로벌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다양한 문화를 다룰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한데, 탈영웅적인 여성적 리더십이 적절하다”고 여성들의 힘을 북돋웠다.

삼성SDS 여성인재 활약

삼성SDS가 여성인재들이 근무하기 좋은 회사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신노사문화’다. 인사팀 내 구성된 여성위원회가 1100여명의 여성인력과 회사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1년 생긴 여성위원회는 사내 부문별 여성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 여성 관련 정책을 회사에 자문하고 인성인력 역량 강화와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발굴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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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특히 2004년 3기를 거치면서 ‘삼성SDS 여성 리더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SDS 자체 내 여성들만의 네트워크 인프라인 ‘SDSWomen.com’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 선후배 멘토링을 이끄는가 하면 삼성SDS가 Flexible Time 제도, 재택근무제도 등을 도입하고 어린이 집과 모성보호실인 ‘도담이방’을 설립하는 등 제도 마련에 있어서도 여성들의 의견을 적극 제시했다.

또 위원회 자체적으로 ‘여대생 IT 주니어 클럽’, 여성리더십 교육 등 여성인재 확대와 능력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SDS는 여성인력의 직무만족도가 1996년 56점에서 10년이 지난 2003년 69점으로 월등히 높아졌다.

한편, 삼성SDS는 현재 전체 사원의 16%인 여성인력 규모를 전체인력의 30%에 맞추기 위해 2004년부터 채용시 40%를 여성으로 선발하고 있다. 이후 여성인력 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좀더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우란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현재 여성인력 활용의 최대 관건은 초기 퇴직률을 잡는 것”이라며 “남성의 두 배에 달하는 여성인력들이 근속하게 하려면 여성을 소외시키는 조직문화, 일과 가정생활의 불균형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인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삼성SDS 인사팀 임영휘 상무

▲ 삼성SDS 인사팀 임영휘 상무
“여성인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활용해야 될 우수한 인재들입니다.”

삼성SDS 인사팀 임영휘 상무는 ‘여성=인재’임을 강조한다. 그의 이 같은 강조는 "IT 회사인 삼성SDS는 여성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하지만 삼성SDS 역시 여성인력 비율이 전체의 16% 정도이고 여성 관리자 비율은 5%가 안 된다. 삼성그룹이 대규모로 여성인력을 공채한 것이 1990년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실.

그러나 1990년대 후 입사한 여성들이 과장, 차장급으로 승진하고 있어 여성관리자 및 임원은 꾸준히 늘 것이라고 그는 판단한다. 이 때문에 그는 여성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SDS 여성인재 리더십 교육체계’를 확립했고 지난 5월 LC(Leadership Core) 과정을 진행했으며 해마다 ‘삼성SDS 여성 리더 콘퍼런스(Women Leaders` Conference)’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 첫 행사가 지난 12월 21일 열린 것이다. 여성인재를 육성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는 것 역시 회사가 담당해야 할 노력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지난 여름 장연아 상무를 영입한 것은 여성들의 기대치와 희망을 한 차원 높인 것이라고 설명하는 임 상무는 기업의 경쟁력은 여성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는가에 달려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 감현주 기자 khj@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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