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정치권에 지진과 해일이 필요하다"

양당 맹비난 "개혁이라는 단어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날"

등록 2004.12.30 23:18수정 200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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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와 의원들은 30일 밤 열린우리-한나라당 합의안에 대해 `야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30일 밤 10시께 김원기 의장이 양당의 합의서를 최종 발표하자 민주노동당은 "밀실야합 개혁실종"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밤 11시께 민주노동당 의원대표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개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날"이라며 "반년 이상 나라 전체를 뒤흔들었던 개혁 정쟁이 사실상 개혁을 빙자한 거대 여야의 굿판이었음이 확인됐다"고 양당을 비판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는 양당 합의 내용에 대해 "여야의 밀실야합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와 사립학교법 등 개혁은 실종되고 기금관리기본법, 민간투자법 등 민생악법만 무더기 상정됐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단대표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개혁의 정도를 가기보다 한나라당 눈치보기와 밀실야합이라는 왜곡된 정치에 모든 것을 걸었고, 결국 개혁을 실종시켰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국가보안법 유지에 모든 것을 거는 반개혁적 행태로 일관했다"며 "오늘 개혁실종이 승리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결국 국민에게서 고립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천 의원단대표는 "지금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는 물과 소금도 일체 거부한 농성단이 있다"며 "국회의 일원으로 이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결과는 예상과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며 "그래도 열린우리당 개혁의지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놓지 않았는데 참으로 실망스럽고 개혁실종이 개탄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한마디로 말세"라며 "정치권에 지진과 해일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여야 합의대로 안건이 처리되는 문화관광위원회(언론관계법), 행정자치위원회(과거사법)에는 들어가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외의 상임위와 본회의에 들어가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과 기금관리법, 민간투자법 등에 반대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과거사법, 신문법 및 피해구제법에 대해서는 '소극적 반대'의 뜻으로 반대 혹은 기권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후 의원단 회의와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를 연달아 열었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합의 내용이 알려진 국회 본관 145호 농성장에서 다시 긴급 의원단회의를 열어 이같은 방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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