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여통 편지에서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다

뇌리와 심장에 꽂히는 '탁월한 기준' 앞세워 미래의 문을 두드려봅세

등록 2004.12.31 03:53수정 2004.12.3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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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 골방에서 지내도, 벽짝에 붙은 세계지도 보며 밥먹지요 ⓒ 박주형

한 해를 그냥 보내는 게 서운해(?) 그동안 받은 이메일들을 처음부터 훑어보았습니다. 사실 팬들(?)에게서 받은 편지보다는 제가 보낸 편지들(상당량의 나홀로 연애편지 포함)이 몇 배는 많습니다.

애초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톡탁톡탁 두드득 두드득 자판이 부서져라(?) 두들기면서, 자칭 연애편지를 기반으로 글쓰기 연습에도 맹렬히 몰두한 셈입니다. 이 동네 저 동네 게시판에 올린 글들까지 합치면 그 수치를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1999년부터 지인들에게서 받은 편지들을 아직까지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데 꽤 많습니다. 전에 편지함 용량이 부족해졌을 때, 정리정돈을 하느라 삭제한 메일도 많지만, 아직도 550여 통의 다양한 마음들이 편지로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편지와 함께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사람들,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던 크고 작은(?)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올랐습니다. 희로애락이 스민 지난 추억들도 부활합니다. 몇 년 전, 편지를 보냈을 때와는 무진장 달라진 사람들, 많이 변해버린 마음들도 보게 됩니다. 몇 년 시간이 사람들 영혼의 나이테까지 바꾸나 봅니다.

많은 편지들 가운데서, 실패투성이 20대를 마감한 뒤 달걀 한판의 나이가 되던 2002년에 받은 편지들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그 때 힘을 주었던 충고와 조언과 권면의 글들이 지금도 변함없이 일침을 가하며, 삶을 밝히는 도우미가 되어 줍니다.

여러 편지들 가운데 두 편을 주의해 다시 읽으며 내용을 되새김질해(?) 보았습니다. 어느 외딴 섬(?)에서 처절하게 30대를 맞이하는 다른 누군가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혼자만 알기엔 아까운 극비사항을 감히 공개(천기누설)합니다.

천기누설(天氣漏泄) 하나

참 더운 오후네요. 오늘 이사를 도우신다고 했으니 흠뻑 땀을 흘리셨겠군요. 내면이 강해지는 비결을 깨끗함에서 찾는다면 어떨까요? 열등감이나 위축감은 상대적인 비교에서 생기곤 합니다. 평생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죠. 이야기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어느 바닷가에 고깃배들이 정박했습니다. 고깃배들은 매일 그곳을 드나들며 물고기를 잡았죠. 배가 들어오면 싱싱한 고기를 고르고 죽은 물고기는 내버렸습니다.

그때마다 새들이 몰려들었죠. 고깃배들이 여러 달째 정박해 있는 사이 어느새 새들은 어부들이 죽은 물고기를 내던지는 것만 눈 빠지게 기다리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철이 바뀌면서 배들은 떠날 때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배가 떠나고 나자 새들에게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사이 '물고기 잡는 법'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새들은 하나둘 굶어 죽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조류학자들과 환경보호단체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그래서 나온‘해결책’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물고기 잘 잡아먹는 새’를 그 새들 속에 섞어 넣는 것이었죠. 그러자 모든 새들은 다시 물고기를 잡아먹게 되었답니다. 이미 아는 이야기라고요?*^^*

인생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나를 일깨우는 탁월한 기준’입니다. 살다 보면 오늘이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아님을 아는 순간이 있습니다. 탁월한 기준 하나가 내 뇌리와 심장에 꽂히는 순간이죠.

초점을 탁월한 기준에 맞추고 사는 일은 힘이 들지만 의미 있게 사는 한 가지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삶의 기준이 내려가는 것을 허용하면 자기 가치도 내려가면서 이런 저런 쓸데없는 망념들이 나의 여기저기를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씁니다.

... 지금 그 자리에서 하시는 일에 목숨을 걸고 기준을 높여서 일해 보십시오. 길이 열릴 것입니다. 열정은 제3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열정은 남과 나를 다르게 만드는 제3의 실력입니다.
....
(2002년 05월 27일 월요일, 낮 3시 26분 40초에 ㅇ기자님에게서 온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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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여러분~ 우리 중에 '물고기 잡는 법' 잘 아는 거위나 오리 없나요?" ⓒ 박주형

천기누설 둘

제 나이 서른에 저는 평생학습자라는 좌우명을 결심했습니다. 그때 저는 제가 원하는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제가 가야할 곳으로 결국은 인도하셨습니다.

인생의 깊이는 경험의 깊이입니다. 고난을 모르는 인생은 위로의 깊이가 없습니다.

...... (중간생략) ......

만일 형제가 60만원 월급으로 저축하고 감사하게 살 수 있다면 600만원 월급으로 사치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짜 실력입니다.

미국에서 000 목사 드림

(2002년 07월 24일 수요일, 아침 07시 04분 20초에 도착한 편지)


이분들 영향이었는지 저도 나이 서른에 자신을 점검하며 몇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평생학습자로 살자”
“실력 있는 사람, 위로의 깊이가 있는 사람이 되자.”
“많은 사람을 복되게 하는 사람, 인생의 좋은 안내자가 되자.”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도구, 살리는 사람이 되자."

2004년 마침표를 찍는 날, 인생의 기준과 방향을 다시 탐색하며 점검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게 욕심부리지 않고 제 분량의 저다운(아름다운) 뜻을 세워 희미해지고 흐트러지는 삶의 기준을 바로잡습니다. 변화와 회복과 성숙, 아름답고 알차고 값진 인생을 꿈꾸며, 나도 누군가에게 도우미로 의미있는 존재로 다가가길 열망합니다. 뜻을 세워 미래로 가는 길, 누구 동행해 주실 분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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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 항로, 각자 각자의 사명을 메고 미래로 가는 길은 어느 방향? ⓒ 박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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