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우리 공연 보여주고 싶어요"

위촉만료에 맞서 싸우고 있는 대구시립예술단 국악단원들

등록 2004.12.31 13:56수정 2004.12.3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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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만료된 서아무개 단원과 지원나온 여러 단체의 참석자들이 항의집회를 펼치고 있다. ⓒ 김용한

“시민들을 위한 공연 자리에 서있고 싶습니다.”

지난 3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정문 앞에서 대구시립예술단국악단원 재위촉에 탈락한 단원들과 공공연맹대구본부, 민주노동당대구시지부, 대구환경관리노조 등 5개 단체들이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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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펼치고 있는 노동자들 ⓒ 김용한

매서운 추위 속에서 대구문화예술회관 정문 앞에서 39일째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는 정미란씨 외 3명의 단원들은 번갈아 가며 천막을 지키면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항의집회를 연 참가자들은 “대구시의 무능한 문화예술 정책과 부당 해임”을 성토했다. 또 “현재 실시하고 있는 오디션 평가제도가 지휘자나 관장의 전횡에 휘둘릴 수 있는 등 문제 소지가 많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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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예술회관 앞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서 항의표시를 하고 있다. ⓒ 김용한

약 1시간 가량 이어진 약식집회에서는 민주노동당 대구시지부의 연대사, 위촉 심사에서 탈락한 단원들의 투쟁사 등을 듣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마치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식의 싸움으로 번진 진실 찾기는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고, 서로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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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맹대구지부 장병관 사무국장이 1년넘게 국악단원들의 싸움에 함께하고 있다. ⓒ 김용한

정미란 단원은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하면서 “나 하나만 잘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현재 단원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단원위촉에서 탈락한 4명의 단원들은 “우리의 실력이 부족해서 탈락을 한 것이라면 수긍할 수 있지만 그 문제도 아닌 국악 지휘자, 안무가에게 잘못 보였다는 것으로 희생양이 되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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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는 문화향유권을"이라고 적힌 팻말이 천막 앞에 놓여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김용한

현재 이 문제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기각), 중앙노동위원회 심사(12월 28일)를 완료한 상태에서 최종 판정만 남아있다.

이날 집회를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서아무개 단원은 “시민을 위해 있는 시립예술단원들이 마치 딴따라처럼 미군부대에 불려가서 공연을 하고 때론 시민행사와는 무관한 관 주도 행사에 불려나가는 것은 분명 개선의 여지가 많다”며 불만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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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만료된 단원들은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한달넘게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다. ⓒ 김용한

서씨는 “진정으로 우리 대구시립예술단이 시민을 위한 공연에 매진할 수 있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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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아무개단원은 오늘도 힘겹게 칼바람과 싸우며 천막농성장을 지켜내고 있다. ⓒ 김용한

민주노동당대구시지부에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오디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해가 갈수록 문제만 확대되고 단원들의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7년간이나 한번도 시말서나 경고 없이 지냈다”고 말하는 정미란씨는 “작년에는 80~90점하던 실기 점수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60~70점을 받을 수 있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정씨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심사위원간에도 점수의 차이가 높게 나타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불만을 쏟아내면서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대구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현재 위촉 만료된 단원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선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밝혔다. 재위촉에서 탈락한 단원들에 대해선 “공정한 심사를 통해 탈락된 단원들인 것을 우리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위촉만료된 단원들은 “우리는 시민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싶고, 자유롭게 우리의 의사를 밝히면서 예술활동을 하고 싶을 따름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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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집회를 마친 뒤 정미란 단원과 서아무개 단원이 천막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 김용한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재위촉에서 탈락된 일부 단원들의 힘겹고 긴 줄다리기 싸움은 이제 해를 넘기게 되었고, 단원들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싸움의 자락에서 오늘도 매서운 추위와 힘겹게 싸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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