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가지세요" 경제부처 장관들의 신년 메시지

한해동안 '욕만 먹은' 경제부처 장관들, "양극화 해소에 역점두겠다" 다짐

등록 2004.12.31 15:45수정 2004.12.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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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해 국민들로부터 다른 어느 부처보다 눈총을 받아야했던 경제부처 장관들. 그 '성난' 국민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경제부처 장관들은 '반성과 비전'의 메시지를 제시하며 국민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특히 심화되고 있는 사회다방면의 양극화 현상에도 주목하면서 사회적 약자그룹에 대한 배려를 약속하는 한편, 경제회복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자신감 회복'을 위해 국민들이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헌재 부총리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갖고 다시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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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경제부총리(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신년사 대신 다섯 문단 정도의 짧은 '신년 메시지'로 갈음했다. 내년도 경기에 대한 전국민적 불안감, 올해 경기침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반성의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총리는 메시지에서 "올해(2005년)는 우리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다시 한번 일어나 우리의 역동성을 세계에 떨치는 한 해가 되도록 해야 하겠다"며 "우선 정부부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금년도 정책목표인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고 우리 경제가 활력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경제는 심리다'라는 명제에 주목하면서 "우리 모두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다면 우리 모두 보다 나은 한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국민들의 자신감 즉 회복을 강조했다.

이희범 산자 "성장동력 확충에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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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수출 2000억달러 돌파라는 경이적 기록을 달성해 한껏 고무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하지만 그는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실물경제의 주무장관으로서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올해에는 기업과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나아지도록 산업자원부 전 직원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산자부의 중요 업무 가운데 한 분야인 성장동력 확충에 매진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으며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이 장관은 "기존의 주력 기간산업은 신기술의 접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은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조기에 산업화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지난해 수립한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도 착실히 추진하고 지역별 혁신클러스터를 구축해 자립형 지방화시대를 앞당기겠다"며 지방 낙후지역 주민들이 지나치게 낙심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에너지자원의 안보적 성격을 간과하지 않고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이 장관은 "최고 수준의 고유가는 에너지의 거의 전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에게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의 생존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면서 "에너지의 자주공급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 역시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대응한다면 어떠한 도전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며 국민들의 자신감 회복을 강조한 뒤 "세계 최빈국에서 12대 무역대국을 일궈낸 자신감으로 힘을 합쳐보자"고 제안했다.

강동석 건교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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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업도시 추진, 신행정수도 건설, 주택가격 안정화,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 등으로 '말도 많도 탈도 많았던' 한해를 보낸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특별히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주거복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부분은 주목할만 하다. 강 장관은 "부동산가격 안정을 토대로 서민 주거복지를 실질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며 "국민임대주택 10만호를 공급하고, 달동네 등 노후불량주거지를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다가구 매입·임대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서민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소년소녀가장 등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전세자금 지원을 대폭 늘려 나가겠다고도 했다.

반(反)환경적 이미지 불식을 위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여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성 평가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장관의 이러한 약속이 향후 환경단체와의 갈등 해소에 기여하게 될지 관심을 끈다.

허상만 농림 15쪽에 달하는 신년사에 '농민복지 플랜'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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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만 농림부 장관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타부처 장관과는 달리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무려 15쪽에 달하는 장문의 신년사로 새해를 맞았다. WTO 쌀협상이 농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반(反)농민 장관'으로 시민·농민단체로부터 낙인찍힌 탓이 큰 자극이 된 듯 보인다.

이런 이유로 허 장관은 농림부가 준비해 실행에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각종 '농민복지 플랜'을 모두 신년사에 담았다. 열거해 보면 ▲조건불리·경관보전·친환경축산직불제 실시 ▲농작물재해재보험기금 설치 ▲농민 건강보험료의 40% 국가지원 ▲고교생에 대한 학자금 지원 전 농가 확대 ▲직불제 비중 2013년까지 10%로 확대 ▲지역농업클러스터사업 등이다.

또한 쌀소득보전기금법을 개정을 통해 소득보전방안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미곡종합처리장을 중심으로 품종 통일과 브랜드화를 강력히 추진해 '얼굴있는 쌀'이 생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업개방에 대처하는 농민들의 태도에 대한 적잖은 아쉬움도 표시했다. 허 장관은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갖춘 성장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우리 농업의 성패는 농업인의 지식경영 능력, 기술의 활용능력과 정보의 이용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농민들의 자발적 혁신노력을 기대했다.

강철규 공정위장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거래질서 확립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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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공정거래법 개정에 '올인'하는 과정에서 재계와 수차례 마찰을 빚었던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집단에 '엄격'하고 중소기업에 '온화'하며 소비자 후생에 '진력'할 수 있는 부처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시대에 맞는 시장규칙은 우선 시장에서 그 비중과 영향이 큰 참여자에 엄정해야 합니다. 즉 권력을 가진 정부나 시장지배력을 가진 대기업집단의 반칙에 대해 엄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중소기업, 하도급업체, 벤처기업 등 시장에서 자유를 제약받는 시장참여자에 대해서는 공정한 시장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거래질서를 확립해 주어야 합니다.

소비자후생 증대는 경제발전의 궁극의 목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시장효율 증진을 위한 경쟁정책도 결국 소비자후생 증대로 귀착되므로 소비자 피해구제, 소비자 권익보호 그리고 소비자의 주권향상 등도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 위원장은 "최근 경기양극화의 심화 및 고용없는 성장 등의 극복을 위해서도 중소기업의 건전한 발전은 절실한 당면과제"라고 강조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상생하는 건전한 거래관계가 잘 구축되어 지도록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겠다"고 공정위 공무원들의 분발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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