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넣어야 겨울에는 돌이 튀어 쪼개지는 일이 없다. 양쪽에 적당한 돌을 먼저 괴고 널찍한 돌을 올리면 되는데 자연석은 쓰지 않기를 바란다.김규환
'염병할 놈들. 지금이 몇 신데 지랄이야'라는 욕이 나오려는 것을 꾹꾹 눌러 삼켰다.
"야, 다들 들어가서 챙겨놓은 거 갖고 나와."
미리 준비한 쌈 거리와 양념된장, 돼지고기, 손수 담근 국화주 한 병을 가지고 나온다. 그 사이 나는 욕실에 말끔히 씻어놓은 돌판 두 장을 들고 나왔다. 이 돌판으로 말할 것 같으면 미장(美裝)을 하는 친구가 남은 거라며 스무 장 인수하라 해서 쓸모가 있을지 몰라 집에 가져다가 고기 불판으로 거의 다 쓰고 이제 서너 장 가량 남아 있던 것이다.
"형, 이게 뭐예요?"
"고기를 여기다 굽는다. 지켜봐봐."
"선배님, 고기가 왜 이래요? 손바닥만큼 두꺼워서 익겠어요?"
"야 이놈들아 불이나 쬐고 있어. 심심하면 국화주나 한 잔씩 따라서 마셔라. 그 노오란 소국주(小菊酒) 한 잔 마시면 추위가 싹 물러갈 것이니까 조금 불이 줄어들 때까지만 기다리란 말이다."
돌 판을 연이어 붙였다. 이글거리는 불꽃이 옆으로만 빨갛게 퍼질 뿐 두 판 틈새로는 하나도 올라오지 않는다. 행주로 한 번 더 닦고 물을 살짝 뿌려주자 올려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지글지글 끓는다.
"고기!"
"여깄어요."
"차르르르 치이이~"
"소금!"
"여기요."
"야 이쪽으로 다 모여. 금방 익어버리니까 젓가락과 쌈 하나씩 쌀 준비해라. 술도 채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