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가 소라껍데기를 귀에 대어 "스스~" 파도 소리를 신기한 듯 들어보고 있다.한나라
아이들은 물가 쪽으로 나와 조개 껍데기를 줍기도 하고 갈대 숲 안쪽으로 들어가 새의 발자국을 찾아 보기도 한다. 섬을 이루는 밀알이 된 모래를 만져보는 아이들. 반짝거리는 모래알은 누구의 말마따나 '물별' 그대로의 모습이다.
오늘도 역시 동행한 그레그 마이클(월드스쿨네트워크 환경 활동가). 그레그가 재미있는 과제 하나를 냈다. 생물들의 흔적을 찾아 보았으니 이번에는 섬에 있는 사람의 흔적을 찾아 보자는 것.
'사람의 흔적이라….' 섬 곳곳으로 흩어졌던 아이들은 이내 타이어며 폐비닐, 병, 플라스틱 나부랭이들을 주워 왔다. 그레그와 함께 주워온 사람의 '흔적'들을 분류해 본다.
"This is father's.(이건 아빠가 쓰는 거지.)"
그레그가 막걸리병과 소주병을 한쪽 구석으로 모으며 익살스레 얘기하자 모두가 웃는다.
"And, who did it use?(이건 누가 썼을까?)"
"Mother uses!(엄마가요!)"
아이들의 대답에 빈 샴푸병은 '엄마의 물건'으로 분류되었다.
'사람의 흔적'을 Father's(아빠 것), Mother's(엄마 것), Family's(가족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것)로 분류해 놓으니 어느 것 하나 부끄럽지 않은 것이 없다. 사람의 흔적은 곧 쓰레기뿐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