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에서 우아한 자태를 뽑내며 유유히 노니는 큰고니황원판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유유히 물 위를 떠도는 백조는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연상케 한다.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이 백조 이야기는 원래 러시아에 널리 알려진 전설을 재구성한 것이다. 우리 나라의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와 흡사한 이 전설의 내용은 '여인으로 변해 호수에서 목욕하는 백조의 옷을 한 사냥꾼이 감춰 결혼했으나 몇 년 후 백조가 옷을 찾아 날아갔다'는 것이다.
'새박사'로 널리 알려진 윤무부(경희대 이학부 생물학 전공) 교수는 '백조의 사랑'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자연 상태에서 짝이 죽은 이후에는 짝을 바꾸는 '재혼'을 하기도 하지만, 한번 짝을 지으면 짝이 죽을 때까지 함께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아한 자태를 뽑내는 것도 잠시 뿐. 긴 목을 물 속에 넣고, 그것도 모자라서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든 채 '체면 불구하고' 먹이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평화롭고 우아해 보이지만, 물 위에 유유히 떠있는 그 순간에도 그 큰 덩치를 움직이기 위해 물 속에서는 다리를 힘겹게 바둥거렸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공주의 환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고고한 자태 뒷면에 숨어 있는 '삶을 위한 몸부림'을 느끼게 된다.
둔한 부리를 '부지런함'으로 극복하는 '노랑부리저어새'
겨울의 우포늪에서 가끔 백로처럼 보이는 흰 새가 이리저리 물 속을 휘저으면서 무언가를 부지런히 찾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는 주걱 모양의 부리를 가진 새가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두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 노랑부리저어새의 모습이 이 우포늪에서 매년 열 마리 정도가 관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