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찐만두김영주
설날이 다가오니, 오늘은 만두 얘기를 해볼까 한다. 내가 자주 먹는 만두는 역사가 오래된 것과 최근의 것 해서 두 가지인데 전자는 중국집에 자장면이나 탕수육을 시켜먹을 때 서비스로 달라고 하면 거의 따라 오는 군만두요, 후자는 집으로 돌아갈 때 꼭 마주치곤 하는 우리 동네 전철 역 앞에 있는 ‘명인만두’다.
군만두는 중국집에서 만드니 중국식 만두일 것이고, 명인만두에서 파는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등은 눈앞에서 만두를 빚는 손 만두다. 굳이 국적을 따지자면 개성식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적어도 평양만두처럼 왕만두는 아니기 때문이다.
군만두는 자장면이나 짬뽕만 먹으면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맛을 더해주는 그야말로 서비스적인 측면이 강하고, 명인만두는 갓 빚은 장인들의 손놀림만큼이나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한다.
만두는 이렇게 언제라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같은 성격이 강한데, 그래서인지 만두업계의 맥도날드를 꿈꾸고 있는 또 다른 만두집을 알게 되었다. 일을 하다가는 군만두를 먹고 일을 마치고 오는 길엔 손 만두를 포장해오곤 하던 나에게 제3의 만두가 발견된 것이다.
구부리만두. 만두가 구부러졌다는 게 아니다. 만두의 이름이 ‘구부리(狗不理)’인 것인데, 이 정통 중국식 만두가 작년 7월에 서울 강남 한 복판에 들어와 많은 손님들을 끌고 있었던 것이다. <텐진 구부리 만두>집이다.
구부리만두는 1858년 중국 텐진 시내의 조그만 만두집에서 시작하여 자그마치 147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데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외식산업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북경의 오리구이가 유명하고 상하이는 게요리가 유명한 것처럼 텐진의 음식 하면 구부리만두인 것이다.
잠깐 구부리만두의 유래를 살펴보면, 텐진 교외의 한 농가에서 사십이 넘어 자식을 얻게 된 부모님이 귀한 자식의 무병장수를 기원하여 아들의 이름을 개똥이로 지어 불렀다. 개똥이는 부모님들의 소망대로 무럭무럭 잘 자라 14살이 되던 해에 텐진 시내에 어느 찐만두 집에서 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