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겨울인 얼음한성수
임도가 끝나는 고갯마루에서 정상까지는 0.5㎞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큰 키의 진달래 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길은 질퍽거리고 미끄럽지만, 한발씩 오를수록 눈앞을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지고 탁 트여, 눈이 시원해 집니다. 정상부분에는 헬기장이 있고 용지봉이라는 푯말이 있습니다.
해발 640m인 이 봉우리의 동쪽은 창원시, 북서쪽은 함안군, 남서쪽은 마산시로 정상에서 3개시군이 만난다고 합니다. 나는 천주산과 이웃해 있는 작대산 자락에서 나서 자라다가 천주산 기슭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이 일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하산을 해야 합니다. 마누라는 다리를 삐끗해서 내 등을 의지해서 겨우 걷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제동생과 손을 잡고 앞장서 걸으면서, 산자락에 있는 소계동 제 이모에게 통닭을 시켜두라고 전화를 합니다. 아들은 여태껏 아껴 두었던 초콜릿을 슬며시 제 어머니에게 건넵니다.
우리는 진달래꽃이 만발한 봄날에, 다시 이 곳을 찾자고 굳게 약속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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