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역을 이용하면 여러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김기호씨이철용
수술로 인해 외부출입을 자제하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지만 중증장애인 아들이 전철역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는 말을 전해들은 김씨는 역으로 달려가 이 같은 현장을 목격했다. 아들과 함께 여러 차례 지하철을 이용했던 경험이 있는 김씨는 공익요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시민 7명이 도움을 자처하고 나섰다.
어머니 김씨의 말에 따르면, 7명의 시민들이 김씨를 돕겠다고 하니 승강장에 설치된 (고장나지 않은) 리프트만이라도 이용하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그러나 공익근무요원들은 안 된다고 소리를 지르며 지하철을 타고 다른 역을 이용하라고 했다고 한다. 실랑이 끝에 어머니 김씨와 시민 7명은 승강장에 설치된 리프트 이용을 강행했으며 외부로 나올 때는 (고장난 리프트 때문에) 사람들이 김씨를 들어올려 지상으로 옮겼다.
화정역은 경기도 일산 지역이나 공익근무요원들이 돌아가라고 한 인근 역사인 원당역과 대화역은 서울 외곽지역으로, 거리상 상당히 떨어져 있는 지역이다. 혹한의 추위 속에서 밤에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혼자 귀가한다는 것은 위험뿐만 아니라, 길을 제대로 모르는 김씨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터폰 먹통, 리프트 또 고장"
24일 오후 위드뉴스 취재진은 김씨 모자와 함께 현장 확인을 위해 화정역을 방문했다. 화정역 2번 출구에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래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우리 역에서는 장애인 고객을 위하여 장애인 도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 하실 때 직원에게 말씀하여 주시면 정성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시는 고객 여러분께서도 몸이 불편하신 분을 위해 양보와 배려를 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역장
김씨와 함께 일단 리프트에 부착된 직원 호출 인터폰을 눌러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인터폰을 받는 사람은 없었다. 김씨는 평소에도 인터폰은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며 화정역으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