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존불 앞에서 신라 예술가를 그리다

신라 문화 전성기 보여주는 경주 두대리 마애석불입상

등록 2005.01.26 23:24수정 2005.01.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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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화강암 바위에 조각되어 있는 마애불

화강암 바위에 조각되어 있는 마애불 ⓒ 조선희


a 마애석불입상 입구의 돌계단

마애석불입상 입구의 돌계단 ⓒ 조선희

경주를 지나는 길에 친구의 안내로 마애석불을 보러 갔다. 경주의 서악동을 지나 약 2.7km를 지나가면 왼쪽 산 아래 율동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을 두대리 마을이라고도 한다.

바로 이곳에 화려하면서도 약하지 않고 섬세하면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그러면서도 당당한 모습의 마애석불이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기대에 찬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뒷산 좁은 길을 따라 계단을 올라갔는데,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오를 때마다 조금씩 어렴풋이 그 모습을 나타내는 불상의 모습에 가느다란 나만의 환성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아마도 바쁜 일상 중에 만난 자연 속의 모습이라 더욱 그랬나 보다.

거의 계단 끝부분에 갈 때 즈음 좌측으로 작은 암자가 하나 보였다. 혹시나 누가 있나 살펴보았지만 그 날 그 곳에서는 누군가를 만나지는 못했다.


a 본존 좌측의 보살상의 모습도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본존 좌측의 보살상의 모습도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 조선희

드디어 내 눈앞에 나타난 삼존불의 모습은 크기의 비례나 형상이 다른 각기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이 삼존불은 벽도산(壁桃山)의 서쪽을 향한 바위벽을 쪼아 돋을새김을 한 석불입상으로 모두 연꽃 받침 위에 서 있다.

이 두대리 마애석불입상은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122호로 지정이 되었는데 이 불상은 가까운 곳에 있는 굴불사지 석불상(보물 제121호)의 양식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통일 신라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삼존불 앞부분 좁은 공간에 한 사람이 겨우 앉을 만한 크기의 바위가 있는데 아마도 이곳에 앉아 좌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잠시 해보았다.

a 중앙본존의 당당한 체구

중앙본존의 당당한 체구 ⓒ 조선희


높이 3.32m(키 2.51m)의 중앙 본존불(本尊佛)은 서방 극락 세계를 다스린다는 아미타불이고 풍만한 얼굴에 당당한 체구로 어깨는 넓고 반듯하며 양 어깨를 감싸고 있는 법의(法衣)는 얇게 표현되어 몸의 굴곡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배에는 띠가 나타나 있고, 법의의 하단은 V자형으로 예각을 이루고 있으며, 오른손은 내리고 왼손은 가슴에 대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본존에서는 보기 드물게 발을 앞으로 나오게 하지 않고 옆으로 벌리고 있다는 것이다.


본존 아미타불의 머리는 아주 큼직하며 정수리 부근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가 낮게 있어 마치 모자를 쓴 것처럼 보였다.

a 중앙본존 왼쪽에 조각되어있는 관세음보살상(왼쪽)과 중앙본존 오른쪽에 조각되어있는 대세지보살상(大勢至菩薩像)

중앙본존 왼쪽에 조각되어있는 관세음보살상(왼쪽)과 중앙본존 오른쪽에 조각되어있는 대세지보살상(大勢至菩薩像) ⓒ 조선희

본존상 왼쪽에는 정병(淨甁)을 든 관세음보살상(觀世音菩薩像)이 있는데 이 보살은 본존상에 비해 날씬한 여성미를 느낄 수 있었다.

몸의 굴곡이 여실히 드러나 있고, 역시 발을 옆으로 벌리고 있는 모습으로 오른손은 어깨 위까지 들어 엄지와 가운데손가락을 맞대고 있고 왼손에는 보병(寶甁)을 들고 있다. 높이는 2.45m 정도라고 한다.


중앙본존상의 오른쪽에는 대세지보살상(大勢至菩薩像)으로 관세음보살상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불상들의 머리 뒤에는 모두 둥근 선으로 머리 광배가 표현되어 있다.

조심스레 각각의 불상을 살펴 본 후 삼존불상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이렇게 밑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한 그 시대의 예술가는 과연 어떤 분들이었을까라는….

이렇게 자연 속의 문화재를 볼 때면 느끼는 선조들의 예술적 향기가 짙은 표현력에 나는 또 다시 자극을 받았다.

이곳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많은 문화재들이 있다. 두대리 마애불상을 둘러보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갑자기 마음이 분주해짐을 느꼈다. 아직도 미처 찾아보지 못한 수많은 우리의 문화재를 언제 다 찾아보나 하는 조급한 마음에….

덧붙이는 글 | 이 곳에 소개하는 글은 본인의 느낌과 현지의 안내판,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한 부연 설명을 인용하였기에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고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쪽지로 연락 주세요.

덧붙이는 글 이 곳에 소개하는 글은 본인의 느낌과 현지의 안내판,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한 부연 설명을 인용하였기에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고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쪽지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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