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는 언제든지 빌릴 수 있다. 가격은 그때 사정에 따라 다르며, 노를 직접 저으면 조금 싸다이종찬
지난 1월 15일(토) 오후, '마산의 문화재'라 불리는 이선관(63) 시인과 함께 직행버스(224번)를 타고 마산의 땅끝 마을로 불리는 원전마을에 갔다. 원전마을은 예로부터 바닷물이 거울처럼 맑고 회 맛이 고소한 물고기가 잘 낚여 이 지역의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자그마하고도 살가운 갯마을이다.
한반도의 남녘 끝자락 해남에 있는 땅끝 마을이 '토말(土末)'이라면 경남 마산의 남녘 끝자락에 있는 땅끝마을이 바로 원전마을이다. 왜냐하면 마산 남부터미널에서 구산면 수정리로 들어서서 반동, 난포, 심리마을을 지나 이 마을에 도착하면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마을이 마산과 진해, 고성의 경계이기도 하다.
근데, 이 지역 사람들에게 마산의 땅끝 마을이 어디냐고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지만 낚시를 하려면 어느 곳에 가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으면 금세 원전마을로 가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만큼 원전마을은 계절에 관계없이 바다낚시가 잘 되기로 이름이 난 곳이다.
"짜고 비릿한 내음이 물씬 풍겨나는 게 전형적인 갯마을이구먼."
"저도 이런 곳에서 한번쯤 살아봤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아서라! 다친다, 소주나 까자."
"그건 선생님 시잖아요?"
"그러니까 이곳 원전마을도 지난번 태풍 매미 때 큰 피해를 입었다 그 말이지. 지금 원전항 부두를 만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로구먼. 그나저나 저 부두 공사 때문에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