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어와 부추 부침개입니다.박희우
"부추 부침개가 참 맛이 좋아. 아마 당신 솜씨 따라갈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거야."
"문어가 참 맛이 있네요. 당신이 사오는 문어가 제일 맛있어요."
서로를 칭찬하다 말고 우리 부부는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때 문득 생각나는 소설이 있습니다. O.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단편소설입니다. 저는 아내에게 소설 얘기를 합니다.
“‘델라’는 황금의 폭포가 물결치듯 빛나는 머리채를 가지고 있었어. 그녀의 남편인 ‘짐’은 할아버지 때부터 물려받은 금시계가 있었고. 그런데 이들 부부는 집세도 낼 수 없을 만큼 가난했어. 평소에 델라는 '머리빗'을, 짐은 '시계줄'을 같고 싶어했어. 크리스마스가 하루 남았어. 아내는 머리칼을 팔아 남편의 시계줄을,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빗을 샀지.”
아내가 싱긋 웃었습니다. 그러다 이내 흐려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얘들이 이제 겨우 친구를 사귀었는데. 또 이사를 가야 하나?"
저는 아내를 바라봅니다. 아내가 슬쩍 제 눈길을 피합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저는 덜컹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혹시 집주인아 아닐까. 다행히 집주인은 아닌가 봅니다. 아내가 웃으면서 전화를 받습니다. 그때였습니다. 큰아이의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작은아이가 피아노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저는 입술을 지그시 깨뭅니다.
“그래 힘을 내자.”
저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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